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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장

“아.” 백설아는 얼굴을 가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지성을 쳐다보았다. 옆에 있던 최미란은 백지성을 밀어내고 백설아를 자기 뒤로 보호한 다음, 분노에 찬 표정으로 백지성을 노려보았다.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예요? 요 며칠 설아가 경찰서에 갖혀 있으면서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알아요? 그런데 우리 설아를 관심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때리기까지 하요? 당신 진짜 미친 거 아니에요?” 그러자 백지성은 차갑게 비웃었다. “당신들이 지수현의 미움을 사지 않았더라면 한샘 그룹은 우리 백성 그룹과 모든 협력을 끊지 않았을 거야. 그러면 두 사람은 경찰서에서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었겠지. 내가 밖에서 얼마나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고 당신들을 꺼냈는지 알기나 해?” 그 말에도 최미란은 분노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이건 다 당신이 마땅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신이랑 설아가 그깟 짓을 벌이지 않았다면, 내가 다른 사람 앞에서 웃음을 팔며 사죄할 일도 없었어. 내일 밤 지수현에게 똑바로 사과해. 지수현이 만족할 때까지.” 그러자 백설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를 악물었다. “전 사과하지 않을 거예요.” “사과하지 않아도 돼. 그럼 앞으로 우린 부녀 관계를 끊고, 네가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하면 돼.” 그 말에 백설아는 멍한 얼굴로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몸을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 “아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고작 외부인 때문에 저랑 인연을 끊겠다는 뜻이에요?” “이게 외부인 때문이야? 요 며칠 동안 한샘 그룹이 백성 그룹에 어떻게 압박을 가했는지 알기나 해? 그러다간 백성 그룹은 한 달도 안되서 파산했을 거야.” 일이 이렇게 심각할 줄은 전혀 몰랐다. 백설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지연정은 분명히 저한테 허정운이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라고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허정운이 지수현 때문에 백성 그룹과 대항할 수 있죠?” 백지성은 지수현이 떠나면서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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