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청아는 눈물을 줄줄 흘리기 시작하며 갑자기 목이 메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허연의 말이 맞았다. 그들은 가난하고 포부가 없어서 스스로 허연 집안에 아부했다. 그녀가 욕한 것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그녀도 원래 행복한 가정이 있었지만 우임승이라는 그녀의 아버지가 도박에 미쳐서 그들의 집안을 망치는 바람에 그녀의 어머니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걱정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 어른이지만 친정의 조카한테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
게다가 그녀는 반박할 말이 없었다!
길가에 세워진 마이바흐 운전석에 앉은 시원은 소녀가 계속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가 본 우는 여자들은 헤어져서 펑펑 울거나 아니면 억울하는 척하며 울었지만 지금까지 누가 이렇게 우는 것을 그는 본 적이 없었다. 소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고 그저 눈에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려왔다.
엄청 슬퍼 보였다.
그는 속으로 심지어 그녀를 동정했다. 왜 이렇게 슬프게 우는지 묻고 싶었다.
......
허연이 여전히 전화에서 화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청아는 전화를 끊고 눈물을 닦았다.
그녀는 노력해서 반드시 엄마가 허 씨 가족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녀가 막 가려고 할 때, 갑자기 고급차 한 대가 그녀 앞에 세워졌고 차창이 내려오자 남자의 잘생기고 온화한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옅은 미소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방금 누구더러 찌질한 남자라고 말한 거죠?"
청아는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았다.
시원은 고개를 살짝 들어 앞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눈가가 전부 빨개졌고 마치 한 마리의 토끼 같았다.
빨간 눈의 토끼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은 놀라움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슬프고 분한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바로 당신이요!"
그녀는 자신이 다른 사람한테 화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마침 그녀가 허연 때문에 울 때 나타났다.
시원은 화를 내지 않고 방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찌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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