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할아버지가 지내는 집을 원하는 건가요?"
구택이 다시 물었다.
소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너무 가까워서 그녀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구택의 악마스러운 모습을 본 것 같다.
구택은 고개를 숙이자마자 그녀의 입술에 살며시 키스하며 바로 일어났다. 그는 약간 쉰 목소리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나는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거든요. 하룻밤 보냈다고 집 한 채를 주면 나 좀 손해 보거든요."
남자는 부드러운 것 같기도 냉정한 것 같기도 했다. 두 가지 모순된 감정이 뒤섞여 있어서 그의 표정을 알 수가 없었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눈빛은 냉담했고 싸늘했다.
소희는 어젯밤 밥을 먹지 않은 데다 또 꽤 오래 운동했으니 지금 아미노산이 결핍하여 머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아 혼돈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구택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어젯밤 즐거웠어요?"
티를 내지 않고 숨을 들이마신 소희는 이불 밑에 있던 손바닥에 땀이 나며 축축해졌다.
"이 집은 강성대와 아주 가까워요. 평소 8시 30분에 수업 있는 소희 씨가 여기에서 지내면 8시 15분까지 늦잠을 자도 되죠. 앞으로 이 집이 완전히 소희 씨의 것이 되면 그때 소희 씨의 할아버지를 데려올 수도 있고요."
구택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라 굳이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
소희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경악하여 입을 열었다.
"지금 나더러 구택 씨의 애인을 하라는 말인가요?"
구택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이게 바로 소희 씨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어요?"
소희는 그를 계속 쳐다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피식 웃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웃긴 그녀는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 이불에 머리를 묻히며 어깨를 떨며 웃었다.
"왜 웃어요?"
구택이 물었다.
하도 웃어서 눈물까지 난 소희는 이불 위에 엎드려 고개를 돌려 반짝이는 눈으로 구택을 바라보며 입가의 미소를 거두고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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