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이튿날 아침, 소희가 깨어났을 때 날은 이미 밝았다. 그녀는 눈을 뜨고 낯선 방을 보며 한참 지나서야 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각났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침대에 그녀 혼자만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구택도 창문에서 뛰어내린건 아니겠지?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왜냐면 그녀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희는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니 남자가 그녀를 등진 채 베란다에 서서 전화를 하는 것을 보았다.
구택은 목욕가운을 입고 있었다. 넓은 어깨에 가는 허리, 그리고 늘씬하고 긴 두 다리. 뒷모습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는 명우에게 물었다.
"소 씨네와의 계약은 아직 며칠 남았지?"
소희는 마음속으로 계산해 보니 아직 한 달 정도 남았다.
전화기 너머로 명우는 그에게 정확한 날짜를 알려주었다.
구택은 목소리가 담담했다.
"소 씨네 집에 연락하여 앞당겨서 파혼해. 요 며칠 수속 밟아."
그는 아주 간단하게 생각했다. 소 씨네 집안에 줘야 할 것도 이미 준 상태였다. 비록 그와 소 씨네 아가씨는 만난 적이 없고 그녀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었지만 외국에서의 이 3년 동안 그는 이 결혼을 이미 충분히 존중했고 그녀에게 미안한 일을 하지 않았다.
귀국 후, 그는 어쩔 수 없이 강요당해서 그런 일을 했지만 이번에는 무슨 이유든 간에 그는 혼인에서 서로 충성하는 신조를 어겼고 더 이상 소 씨네 아가씨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소희는 남자의 듬직한 뒷모습을 보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찌질이네, 자자마자 이혼이라니!"
그녀가 속으로 욕을 할 때 남자는 이미 전화를 끊고 들어왔다.
눈이 마주치자 남자는 태연했다. 소희도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
"내가 입을 수 있는 잠옷 있어요?"
그들은 호텔에 있지 않았다. 회백색에 인테리어가 간단한 것을 보면 이곳은 아마도 구택이 임시로 휴식하는 오피스텔 같았다.
구택은 나갔다 바로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흰색 셔츠 하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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