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4화
방 안이 삽시간에 조용해졌고, 서인도 고개를 들어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유진은 눈처럼 맑고 투명한 얼굴로 휴대전화를 꺼내 녹음 파일을 찾아 재생했다.
녹음 속에서는 두 사람의 대화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처음에는 안주설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
“쥐구멍이 없어도 쥐는 나타나요. 쥐는 정말 어디든 들어올 수 있어요. 창문으로 기어들었을 수도 있고요.”
“난 쥐가 제일 무서워요. 전에 내가 살던 원룸에도 한 번 쥐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어디서 들어온 건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강성에서 월세 살고 있나 봐요?”
“음, 그렇죠!”
...
녹음이 계속 이어지다, 주설의 목소리가 확연히 낮아졌다.
“유진 씨랑 서인 사장님, 토니네 일에서 손 떼면 안 될까요?”
유진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뭐요?”
“내가 400만 원 줄게요. 그러니까 서인 사장님 설득해서 여기서 떠나게 해 줘요.
제발, 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
“묻지 말고, 그냥 네가 서 사장님을 설득해서 돌아가게 해 줘요. 우린 모두 토니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같잖아요. 그러니까 제발, 그냥 손 떼고 돌아가 줘요.”
...
유진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설마 주설 씨였어요?”
“뭐가요?”
“주설 씨, 이 민박집이 철거되길 바라고 있네요. 보상금 받아서 해성에 집 사려는 거죠?”
“그게 유진 씨랑 무슨 상관이죠? 왜 우리 집 문제에 왜 당신이 끼어드는데요? 지나치게 참견하는 거 아닌가요?”
“보상금 받아서 집 사면, 토니 씨 부모님은 어떻게 하라고요? 여기가 토니 씨 부모님들이 가진 전부예요.”
“집이 무너지면, 부모님을 해성으로 모셔 갈 거예요?”
“당신이 상관할 일 아니잖아요! 본인이 집 못 사니까 우리도 못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질투하는 거죠? 솔직히?”
녹음은 거기서 끝났다. 유진은 녹음이 끝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충격에 빠진 주설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누가 이 집을 철거시키려 했는지, 누가 보상금을 노렸는지, 누가 우리를 여기서 쫓아내려 했는지 이제 다들 알겠죠?”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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