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5화
유진은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정말 비싼 건 아니네요!”
서인의 품에 안겼으니, 20만원이라도 아깝지 않았다. 서인은 본래 유진을 위로하려 했는데, 그녀의 표정을 보자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순간 서인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유진은 기분이 좋아진 듯 미소를 지었다.
“이미 산 거니까, 그냥 먹어요. 버리긴 아깝잖아요!”
그녀는 티슈로 사과를 닦아내고 서인에게 하나 건넸지만, 서인은 거절하며 고개를 저었다.
“난 안 먹어.”
“그럼 저 혼자 먹을게요!”
유진은 사과를 입에 가져가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사과가 신선해서 아삭하게 씹히며 입안 가득 달콤한 과즙이 퍼졌다.
이윽고 차 안에 오직 사과를 씹는 소리만 울렸다. 서인은 앞을 주시하며 운전을 계속했지만, 무심결에 목젖이 한 번 움찔거렸다. 유진은 연달아 몇 입을 베어 물다가 반쯤 먹은 사과를 들고 서인을 바라봤다.
“정말 안 먹어요? 진짜 맛있어요!”
2만원으로 이 정도 퀄리티라면 완전 대박이었다. 그러나 서인은 도로를 응시한 채 담담하게 말했다.
“보통 과수원에서는 사람들이 몰래 따 먹는 걸 방지하려고 사과에 농약을 뿌려 둬.”
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에 든 사과를 바라봤다가 곧 얼굴이 새파래졌다.
“왜 이제야 말하는 거예요?”
서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방금 떠올랐어.”
“어떡하죠? 나 중독되는 거 아니에요?”
유진은 볼을 불룩하게 부풀리며 억울한 얼굴로 그를 노려봤다.
“내가 만약 중독돼서 장애라도 생기거나, 바보가 되면, 사장님이 평생 책임져야 해요!”
서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왜 내 탓이지?”
“사장님이 산 사과잖아요!”
당당한 유진의 태도에 서인은 말문이 막혔다.
물론, 사과에 농약 따위는 없었다. 결국 유진은 바보가 되지도, 장애가 생기지도 않았고, 심지어 배 아픈 일조차 없었다.
두 사람이 안토니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였다. 토니네 민박집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
주변에는 몇 개의 민박집이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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