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4화
장시원이 집에 도착했을 때, 거실 불이 켜져 있었지만 집안은 고요했다.
그는 서재로 향했고, 예상대로 청아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책상에 엎드린 채 잠이 든 청아는 컴퓨터를 켜둔 채였다. 책상 위에는 초안 종이가 펼쳐져 있었고, 손에 쥔 펜은 볼에 자국을 남겨,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귀엽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웠다.
시원은 컴퓨터를 꺼준 뒤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청아는 본능적으로 시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
“오빠.”
“널 침대로 데려가서 재울게.”
시원이 낮게 대답하고는 청아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 그녀를 조심스럽게 눕힌 뒤, 볼에 가볍게 입맞춤했다.
“난 샤워 좀 하고 올 테니 먼저 자.”
시원은 침대 머리맡의 조명을 어둡게 조절한 뒤 겉옷과 정장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청아는 여전히 이전과 같은 자세로 깊이 잠들어 있었다.
청아가 요즘 많이 피곤하다는 것을 아는 시원은 그녀를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불을 끄고 옆에 누웠다.
방안이 어둠에 잠기자, 시원은 막 눈을 감았다. 그런데 이내 청아가 몸을 뒤척이며 그를 끌어안았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청아의 몸이 자신의 품에 안기자, 시원은 곧바로 깨어났다.
청아는 시원의 품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며 작은 손으로 그의 잠옷 끈을 만지작거렸다.
시원의 숨이 거칠어지더니 곧 몸을 뒤집어 주도권을 잡았다. 그는 손으로 시원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강렬한 키스를 퍼부었다.
...
청아는 자신이 그날 파티에 갔었다는 사실을 시원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민율과 갓 돌아온 신유를 마주했다.
하지만, 청아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런 자기 모습이 너무 비겁하게 느껴져 스스로가 한심하게만 여겨졌다.
그래서 이 작은 비밀을 마음속에 묻기로 했다.
시원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이 없었고, 그런 종류의 남자였다. 어떤 여자에게도 아첨하거나 가식을 부릴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현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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