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0화
고태형은 회색빛이 도는 블루 셔츠를 입고 있었고, 소매의 사파이어 커프스 버튼이 햇빛 아래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세련된 디테일은 그의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그는 앞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내더라. 몇 번 동창 모임에서 너를 초대했는데, 네가 안 와서 이제는 아무도 너한테 연락을 못 하겠어. 방해될까 봐 말이야.”
우청아는 미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좀 많이 바빴어요. 다음에 제가 한 번 제대로 모임 주최할게요.”
태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모두 네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 너무 마음 쓰지 마.”
그는 청아를 한 번 흘긋 보고는 이어 말했다.
“너 시카고에 있을 때, 알바를 세 개나 하더라. 그때는 유학 와서 학비 벌고 요요까지 돌봐야 해서 그런 거 이해했지.”
“하지만 이제는 안정된 자리도 잡았는데, 왜 여전히 이렇게 바빠? 너도 여자잖아. 청춘이 몇 년이나 된다고 이렇게 달리니?”
청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웃었다.
“나중에 선배한테 들었어요. 제가 알바했던 것 중 일부를 소개해 주셨다면서요?”
“심지어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 써주셨다던데, 정말 감사해요.”
태형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때 우리 다 유학생이었잖아. 서로 도와주는 게 당연하지.”
청아의 눈빛은 맑고 부드러웠다.
“그래도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항상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서요.”
태형은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네가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기 때문이야. 진심은 진심을 끌어당기거든.”
잠시의 침묵이 흐른 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우산 없는 아이는 더 빨리 뛰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 하지만 지금 너에겐 장시원이라는 우산이 있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비를 맞으며 뛰고 있어? 혹시 장시원이 너에게 큰 부담을 주는 거야?”
청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저한테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아요. 오히려 그 사람의 존재가 저에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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