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81화
장시원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청아, 내가 널 이렇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
청아는 시원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발끝을 살짝 들어 올려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
“알아. 한 시간 안에 끝낼게. 당신 먼저 자.”
시원은 청아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네가 항상 말하던 개인 작업실 열겠다는 계획, 생각은 정리됐어?”
청아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아직은 내가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타이밍도 좀 이른 것 같고. 지금은 그냥 스승님 밑에서 배우는 게 훨씬 즐겁고 보람차.”
청아의 스승님은 고명기였다. 처음엔 농담처럼 시작된 관계였다. 고명기가 일과 디자인에 대해 그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자, 청아가 감사의 뜻으로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그때 고명기는 웃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나를 스승님이라고 부르면 명분이 생기는 거죠.”
청아는 장난삼아 스승님이라고 불렀고, 그 호칭은 그대로 굳어졌다. 지금은 회사에서도 모두가 두 사람을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알고 있었다.
“그럼 빨리 끝낼게!”
청아는 시원을 안심시키려는 듯 가볍게 그를 안아주고는 욕실로 들어가 대충 씻었다. 이후 서둘러 서재로 향했다.
시원은 청아가 연일 이어지는 과중한 업무에 지쳐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주말만큼은 쉬게 하고 싶었지만, 청아는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시원은 주방으로 가서 우유를 데운 후 서재로 들어갔다.
“이거 마시고 일해. 너무 늦지 않게 자. 난 기다릴 테니까.”
시원은 우유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청아의 이마에 입 맞추며 말했다. 청아는 시원의 배려에 미소를 지으며, 그가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조심스레 문까지 닫는 모습에 마음이 아릿해졌다.
청아는 데운 우유를 손에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컴퓨터를 끄기로 결심했다.
...
시원이 샤워를 마치고 가운을 걸친 채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 옆 테이블에서 자료를 집어 들고 읽으려다, 이불 속에서 삐죽 나온 작은 머리 하나를 발견했다.
청아가 하얀 얼굴에 장난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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