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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7화

아심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미 만난 적이 있잖아요. 다시 만날 필요는 없어요. 권수영 씨, 무슨 일로 오셨나요?” 권수영은 바로 얼굴을 찌푸리더니 후회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심 씨, 나는 너를 항상 좋아했어. 모두 그 양재아라는 애가 승현이를 꼬드기고 둘 사이를 이간질해서 이런 오해가 생긴 거예요.” “이건 다 내 잘못이에요. 내가 어리석었으니 제발 나 좀 용서해 줘요.” 그러나 강아심은 담담하게 말했다. “진짜로 알고 싶었던 사람은 언제나 도씨 집안의 손녀였을 뿐이에요. 이건 오해가 아니라 그저 본질의 문제일 뿐이죠.” 권수영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하지만 승현이는 잘못한 게 없잖아요. 걔는 항상 지키려 했으니까요.”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사람들한테 속지 말아야 해요. 내가 너한테 진심으로 사과할 테니, 제발 승현이도 용서해 줘.” 그러나 아심은 냉정하게 답했다. “저와 승현의 일은 이미 다 정리됐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아드님께 물어보세요.” 그녀는 손목시계를 힐끗 본 뒤 말했다. “저는 이제 가봐야겠어요.” “아심 씨, 가지 마요!” 권수영은 아심을 따라가며 가방에서 유명 브랜드의 보석 상자를 꺼내 아심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려 했다. “이건 내가 진심으로 주는 거예요.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줘요.” 아심은 단호하게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필요 없어요.”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며 떠났다. 아심의 단호한 거절에 권수영은 그 자리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잿빛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결국 모든 원망은 재아에게 쏟아졌다. 이윽고 권수영은 사람을 보내 재아를 찾아내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게 했다. 재아는 도씨 저택을 떠난 후 다시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최근 호텔에서 지내며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도경수가 재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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