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0화
도경수는 잔을 높이 들며 웃음 지었다.
“강재석, 사실 이 잔은 너한테 가장 먼저 돌려야지. 우리 재희를 찾게 된 것은 시언이 정말 큰 공을 세운 덕이니까.”
강재석은 도경수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그걸 알면 앞으로 우리 시언이에게 그렇게 함부로 대하지나 말고.”
도경수는 바로 맞받아쳤다.
“내가 언제 그랬다고! 하지만 시언이 우리 아심이를 괴롭히기라도 한다면? 얼굴을 붉히는 건 기본이고, 나도 몇 마디 거세게 한 소리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아심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시언 씨는 한 번도 저를 괴롭힌 적 없어요.”
시언은 아심을 향해 짧게 고개를 들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한 번 보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를 띠었다.
도경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뭘 시언 씨라고 부르니? 그건 너무 생소하고 딱딱한 느낌이잖아. 걔는 너보다 나이가 많으니, 오빠라고 불러야지.”
아심은 시선을 들어 시언과 마주쳤다. 그의 짙고 깊은 눈빛이 그녀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입을 열어보려 했던 아심은 결국 그 말을 삼키고야 말았다.
도도희는 곧장 분위기를 풀어주며 웃음을 지었다.
“아버지, 그리고 아저씨, 두 분 서로 주거니 받거니 잔을 들지 말고, 다 같이 한잔하세요. 가족끼리 뭘 그렇게 따지세요.”
“오늘 같은 날엔 말로 다 하지 못할 감정을 이 잔에 담아 나누시죠.”
모두 함께 잔을 들었다. 다른 연회 손님들도 동시에 잔을 들어 축하의 마음을 멀리서나마 보냈다.
아심은 잔을 들어 술을 마시려 했으나, 시언이 다가오는 시선을 느꼈다. 그의 눈매가 살짝 좁혀져 있었는데, 분명히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잔을 내려놓더니 대신 과일주스를 선택했다.
...
파티장 밖에서는 권수영과 함께 있던 다른 부인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
“권수영 씨, 도대체 이게 뭐 하는 겁니까? 이런 꼴을 당하려고 우리가 여기 온 건 아니잖아요!”
“맞아요. 평생 이런 수모를 겪어본 적 없는데, 오늘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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