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0화
임유민의 말은 표면적으로는 임유진을 나무라는 듯했지만, 서인에게는 묘하게 자신이 지적당한 느낌을 들게 했다. 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어.”
유민도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게임에 집중했다.
서인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밖을 보았다. 그 순간, 정원 한가운데에서 연한 파란색 셔츠를 입은 남성과 이야기하고 있는 유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인은 그 남자를 알고 있었다. 여진구였다. 예전에 가게에 유진을 찾아온 적도 있고, 성연희의 결혼식에서도 봤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현재 유진이 다니는 회사 역시 진구의 회사였다.
유진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앞으로 젖히고 있었다. 손에 든 과일 주스가 거의 쏟아질 지경이었다.
서인은 다시 시선을 스마트폰으로 돌리고 게임에 집중하려 했지만, 알 수 없는 초조함이 그를 덮쳤다.
결국 연이어 두 번이나 게임 속 캐릭터가 죽고 말았다.
서인은 옆에 놓인 얼음물이 든 병을 집어 들어 목을 축였다. 물을 들이키며 다시금 밖을 보았지만, 유진은 여전히 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서인은 얼음물을 마셨음에도 식혀주지 못하는 짜증과 답답함에 휩싸였다. 억지로 스마트폰에 집중해 게임을 끝내자, 유민이 말했다.
“시간이 늦었어요. 삼촌, 이제 집에 가세요. 제가 누나에게는 잘 얘기해 둘게요.”
서인은 차분히 대답했다.
“괜찮아. 조금 더 같이하자.”
유민은 서인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미소를 지으며 정원의 유진을 한번 쓱 바라봤다. 이윽고, 그의 눈빛에는 어딘가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알겠어요. 그럼 한 판 더요.”
...
한 시간쯤 뒤, 유진이 2층으로 올라왔고, 아주 자연스럽게 유민의 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서인은 이미 떠난 뒤였다. 방 안에는 유민만 남아 여전히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람, 언제 갔어?”
유진은 문에 기대어 물었다.
“방금 갔어.”
유민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담담히 대답했다.
“그래?”
유진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속으로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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