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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6화

그러나 서인은 분노를 꾹 눌렀다. 옷장 문을 지탱한 그의 팔에 근육이 솟아올랐고,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몸이 잔뜩 긴장했지만, 더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 임유진은 그의 마음을 느끼며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유진은 서인을 안고 있던 팔을 더 꽉 조이며, 얼굴을 서인의 가슴에 바짝 붙였다. 그리고 그의 심장 위를 옷 너머로 조심스럽게 입 맞췄다. 어둠 속에서 서인의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 서인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품에 꼭 안긴 유진을 바라보았다. 비록 유진의 표정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유진의 작은 행동 속에서 느껴지는 불안함과 자신 때문에 아파하는 유진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잠시 마음이 흔들린 서인은 팔을 내려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자, 유진은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갑작스러운 기쁨이 가슴 깊이 밀려들었지만, 동시에 얽히고설킨 감정들이 그녀의 눈가를 적셨다. 유진은 알고 있었다. ‘이렇게 참는 이유는 나 때문이야. 내가 없었더라면 절대 구은서를 그냥 두지 않았겠지.’ 서인은 항상 냉랭하게 유진을 밀어내면서도, 결국에는 유진을 위해 자신을 억제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유진은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진은 서인의 가슴에 얼굴을 대고, 모든 부끄러움과 체면을 잊은 채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바깥에서는 은서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거예요?” 서선영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 의미 없어. 걱정하지 마. 내가 뭘 해야 할지는 잘 알고 있어.” 서선영은 마치 모든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듯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기억해 둬. 네가 임구택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만들어야 해. 비록 널 미워하더라도 말이야. 임구택은 항상 네가 자기 삶에 존재한다는 걸 기억해야 해.” “심지어 네가 임구택과의 싸움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너와 임구택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부 사람들은 널 임구택 곁에 있는 사람으로 여길 거야.” “그렇게 되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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