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6화
소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응?”
유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게 며칠 전에, 내가 그 사람 일하는 가게에 갔었거든. 그런데 그가 뒷마당에서 자고 있길래,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 봐.”
“살짝 입 맞추고 말았어. 그러다 들켰지 뭐야.”
유진은 입가에 묻은 크림을 닦지도 않고, 순진한 얼굴로 사연을 털어놓았다.
“내가 잘못했어. 친구로 지내자고 해놓고는 그 순간 살짝 미쳐서 참질 못했네.”
그때 하필이면 햇살이 너무 따뜻해서였을까. 그가 해당화 나무 아래 앉아 있는데, 무심한 듯 매력적인 그 얼굴이 빛을 받아 더 깊고 신비롭게 보였다. 유진은 잠시 정신을 잃었고, 이성과 함께 그 순간의 미풍에 휩쓸려 버렸다.
소희가 물었다.
“그럼, 그 뒤엔 어떻게 됐어?”
“바로 그 자리에서 쫓겨났지 뭐.”
유진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사실 그때 욕심이 생겼다. 살짝만 하고 멈추기에는 아쉬워서, 이미 키스해 버린 거 한 번 더 해본다고 큰일 나랴 싶어 조금 더 대담하게 나갔던 것이다. 하지만 긴장한 나머지 언제 그가 눈을 뜬 건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혹시 그 사람 부끄러워서 그런 거 아닐까?”
유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절대 그런 눈치는 아니었어!”
그가 계속 피하는 게 너무 얄미워서 유진은 오히려 더 화가 났다.
“두고 봐. 내 생각엔 네 결혼식에는 어쩔 수 없이 나타날걸?”
소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그럼 내 생각엔 그 사람을 너희 삼촌의 들러리로 세우는 건 어때?”
유진은 놀란 눈으로 소희를 바라보다가, 이내 깔깔 웃으며 물었다.
“그 사람이 과연 받아들일까?”
소희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맡을게. 그 사람을 다룰 방법은 내가 알아!”
유진도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둘은 그렇게 서인에게 들러리 자리를 맡기는 데 기꺼이 합의했다.
그때, 한 직원이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소희 씨, 밖에서 찾는 분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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