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5화
유정은 허겁지겁 도망치다가 발밑의 술병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만, 예상했던 아픔은 없었다. 누군가가 강한 팔로 그녀의 허리를 받쳐 주고 있었다.
유정이 고개를 돌리자, 그녀를 잡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조백림이었다. 술기운이 도는 백림의 눈동자는 평소보다도 더 깊고 부드러웠고, 그는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두 손으로 유정을 품에 끌어당겼다.
백림의 목소리는 마치 최고급 와인처럼 진하고 부드러웠다.
“안겨 오고 싶으면 말만 해. 기꺼이 안아 줄게.”
유정은 백림을 밀치고 일어나려 했지만, 손에 잔뜩 묻은 케이크 크림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결국 차분하게 되받아쳤다.
“취한 척하면서 자만하는 거, 좀 재미없네.”
백림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그래? 난 꽤 재미있는데.”
백림은 눈길을 유정의 크림 묻은 손가락에 두었다. 손목을 가볍게 잡고는 그녀의 손가락 끝으로 다가와, 조용히 입술을 대고 크림을 핥아먹었다.. 이에 유정은 온몸이 굳어졌다.
백림은 혀끝으로 크림을 가볍게 훑으며, 술기운에 살짝 물든 눈을 더욱 깊이 있게 반짝였다.
“정말 달콤하네.”
유정의 머릿속이 순간적으로 윙 소리를 내며 멈췄다. 진짜, 이 남자는 여우가 따로 없었다.
“달콤하다고? 더 달콤하게 만들어 줄까?”
유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손에 묻은 크림을 백림의 얼굴에 대고 쓱 문질렀다.
백림의 얼굴은 순식간에 크림으로 덮였고, 아까 그 단정하고 품위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어딘가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정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백림이 반응하기 전에 유정은 얼른 몸을 일으켜 도망쳤다.
...
소희는 다른 사람들이 신나게 케이크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도 가장 열심히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 나중에는 청아까지 케이크 전쟁에 가세했지만, 소희는 요요를 안고 소파에 앉아 조용히 케이크를 맛보고 있었다.
“케이크 위에 있는 초콜릿이 제일 맛있어.”
소희가 말하자, 요요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