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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누가 이쪽의 불을 껐는지 어둠은 옆 사람들의 소란과 떠들썩한 기운을 차단했다. 단지 두 사람의 엇갈린 호흡만이 낮고 분명하고 급했다. 한참 지나 저쪽에서 누군가가 카드놀이에서 이기며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소희는 놀라 정신을 차리며 갑자기 멈추었고 빨개진 얼굴을 숨기려고 고개를 숙였다. 구택은 그녀의 허리를 잡으며 몸속에서 솟음 치는 욕망이 가라앉은 후에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만약 다른 손님이 이렇게 요구한다면, 소희 씨도 승낙할 거예요?" 소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목소리는 살짝 쉬었고 화가 났다. "나는 호스티스가 아니에요." "그럼 여기에 뭐 하러 왔는데요?" 남자는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정말 서빙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함께 일하는 그 사람들에게 물어봐요. 그녀들은 자신이 맡은 룸 안의 손님과 어떤 관계인지!" 소희는 요 며칠 여기서 일하는 동안 이미 어느 정도 좀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그 손시월은 임경훈과의 관계가 수상했다. 그녀들은 호스티스가 아니지만 돈 많이 주는 손님을 만나면 이렇게 해서 돈을 벌기도 했다. 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요!" 구택은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쥐며 걱정해하며 말했다. "주먹질 좀 할 줄 안다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 남자들이 얼마나 더러운 수작을 부리는지 알기나 해요?" 어두운 빛 아래 소희는 맑고 고요한 눈동자로 천천히 대답했다. "조심할게요." 구택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여기 일 그만두고 유민에게 과외 해줘요. 내가 월급 세 배로 줄게요."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방학인데도 유민더러 과외하라는 거예요? 구택 씨 엄청 미워할걸요!" "그럼 유민이랑 놀아줘요. 유민은 줄곧 소희 씨와 사격을 배우고 싶어 했잖아요. 그러니까 소희 씨가 가르쳐 줘요!" 소희는 귀를 살짝 기울이며 마음이 약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그럼 딱 여름방학 끝나기 전까지 여기서 일할게요." "안 돼요, 지금 당장 그만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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