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강희진은 마음을 다잡고 소매를 걷어붙이며 창문턱으로 기어올랐다.
어릴 적 산림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어, 언덕을 오르고 나무를 타는 일은 익숙했다. 그녀는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도 창문을 통해 무사히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역시 몸에 밴 솜씨는 녹슬지 않는구나!
강희진은 손을 털며 속으로 자랑스러워했다.
“누구냐?!”
갑자기,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어디선가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강희진은 급히 몸을 피했다.
눈앞에 번쩍이는 빛이 스쳐 지나가며, 빠르고 무자비한 동작에 그녀는 놀라 멍해졌다. 팔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지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쓰읍.”
코끝에 피비린내가 느껴지며, 강희진은 통증에 머리가 하얘졌다.
고개를 들자, 그 사람이 다시 그녀를 향해 곧장 달려들었다.
“그만.”
강희진이 도움을 요청하려던 찰나, 나른하고 무심한 목소리가 들렸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지시를 받고 칼을 거두었다.
선우진을 보자, 강희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팔의 상처에서 피가 계속 흘러나와 소매를 적셨다.
그녀는 심한 통증을 참으며 무릎을 꿇었다.
“소첩 폐하를 뵙겠나이다.”
“이 시간에 어째서 서재에 왔느냐?”
선우진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강희진을 바라보는 눈빛은 날카로워 그녀를 꿰뚫어 보려는 듯했다.
“소첩이 폐하가 그리워서, 하오나 또한 폐하께서 소첩을 보기 싫어하실까 봐 염려가 산더미 같아서 그만......”
버들잎 같은 눈썹이 가볍게 찌푸려지며, 강희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름다운 눈이 애절하게 빛나고, 창백한 얼굴 이마위에 땀이 맺혀 더욱 안쓰러워 보였다.
선우진이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용기를 내어 일어섰다.
“폐하.”
목소리의 떨림을 억누르며, 강희진은 거의 요염하게 선우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몸을 약간 기울이며 비틀거리며, 소매에서 옷깃이 미끄러져 내려와 희고 부드러운 어깨와 희미하게 드러난 가슴이 선우진의 시야에 들어왔다.
곁에 있던 암위는 이를 보고 고개를 돌렸다.
“물러가라.”
어두운 밤, 달빛을 등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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