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강희진이 정신을 차리며 멀리 사라지는 궁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쾅!”
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났다.
강희진은 무표정으로 몸을 숙이며 머리를 물속에 파묻었다.
시야가 물로 가득 차며 점점 흐려졌다.
흐릿한 의식 속에서 낯선 부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가면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정승댁 하인의 옷을 입고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며 가슴 아파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어머니...”
목이 메어 울음을 터뜨린 그 순간, 물이 입으로 들어가며 강희진은 심하게 기침을 했다.
“다 됐어? 참 씻는 것도 이렇게 오래 걸리니, 마마님이 밉게 보실 만하네.”
문 밖에서 궁녀가 재촉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희진은 대답하지 않고 수건을 집어 얼굴의 물기를 닦아냈다.
“내 말 안 들려? 이 정도 물에 빠져 죽을 것 같아? 이 밑 빠진...”
쾅!
궁녀의 말이 끝나기 전, 큰 소리가 났다.
강희진은 이미 옷을 입고 방에서 나와 있었다.
“뭐 잘난 체야, 정말 자기가 귀비 마마인 줄 아나 봐.”
궁녀가 비웃으며 불쾌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강희진은 아무 말 없이 문을 나서 긴 궁중 복도를 지나 어서재로 향했고, 멀리서 정허운이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곧 황제 폐하 앞에서는 방금처럼 하지 말거라.”
강희진이 옅은 미소와 함께 머리를 돌려 옆의 궁녀에게 말했다.
궁녀가 당황하며 반박하려다 정허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귀비 마마, 오셨습니까.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시옵니다.”
강희진이 가까이 오자 정허운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선우진이 자주 불러서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친해진 사이었다.
“고맙소이다, 정 내관.”
강희진은 겸손한 모습으로, 귀비의 위엄을 전혀 내보이지 않았다. 정허운이 몸을 비키는 순간, 그의 손에 금괴 하나가 쥐어졌다.
“그럼 소첩 들어가겠습니다.”
정허운이 놀라 강희진을 바라보았다. 강희진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동작은 매우 빨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정허운은 궁중에서 오래 일한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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