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명광궁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궁녀들과 내관들이 다급히 그녀의 머리와 옷매무새를 손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구석 바닥에 엎드려 있던 강희진은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야 슬슬 흥미로워지겠는걸.’
단장을 마친 강원주가 막 나서려는 찰나 눈치 빠른 궁녀 한 명이 같은 색의 겉옷을 조심스레 들고 와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이어 손수 허리춤에 작은 향낭을 달아주었는데, 강희진이 며칠 전 황제에게 준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궁녀는 속삭이듯 귀띔했다.
“마마, 외람되오니 이건 폐하 한 분만 보시게 하셔야하옵니다.”
강원주는 그 눈치 빠른 궁녀가 마음에 들었는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데리고 곧장 어서전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서전 밖은 적막했다. 정허운은커녕 시중드는 내관 하나 보이지 않았다.
강원주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문틈을 살짝 벌려보았다. 안쪽에 황금빛 곤룡포를 입은 선우진의 모습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폐하...”
그 목소리는 매혹적이고도 달콤했다. 그러나 어서전 안의 광경을 마주한 순간 강원주는 곧 비명을 질렀다.
“꺄악!”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이렇게 많은 신하들이 있는 거야?’
어서전 안에는 조정 대신 서너 명이 나란히 서서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한복판으로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차림의 여인이 갑자기 뛰어든 것이었다. 게다가 교태를 부리듯 허리를 깊이 굽혀 보이며 제 몸매를 의도적으로 드러내려는 듯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어서전은 국정을 논하는 곳입니다. 후궁이 함부로 드나들 자리가 아니지요!”
강원주는 분노에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들었다. 목소리를 높인 이는 바로 어사대부 이대승이었다. 강상목과는 원수지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었다.
선우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화비의 몰골을 보자 낯빛이 순식간에 굳더니, 그는 이내 싸늘한 목소리로 일갈했다.
“썩 물러가거라!”
그제야 강원주는 선우진이 노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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