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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그 말을 남기고 강원주는 궁녀들을 이끌고 방을 나갔다. 강희진의 눈빛은 금세 맑게 가라앉았고 그녀는 이내 이성을 되찾았다. 속에서는 분한 감정이 들끓었지만 이 미친 여자를 정면으로 자극해선 안 된다는 걸 잘 알기에 치밀어 오르는 울분을 꾹꾹 눌러 삼켜야만 했다. 방 한구석에 내던져진 몇 권의 책을 집어 들고 몇 장을 넘겨봤으나 어젯밤의 그 감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히려 속이 메스꺼워져 토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침상에 몸을 기댄 채 천천히 일어나 책상 위에 있던 여러 장의 화선지를 가져와 다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 근처 어딘가엔 분명 강원주가 심어둔 눈이 있을 터였기에 경거망동은 금물이었다. 정허운이 했던 말이 떠오르자 강희진은 이 기회를 빌려 춘희를 먼저 손봐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바닥엔 전날 미처 치우지 못한 돌멩이들이 흩어져 있었고 그것들이 무릎 아래에 닿을 때마다 찌르는 듯한 고통이 전해졌다. 아직 밤이 깊지도 않았을 무렵 정허운이 들어와 간택패를 들고 서 있었다. 선우진은 그걸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별생각 없이 곧바로 ‘화비’를 선택했다. 어젯밤의 기억이 떠오르며 그녀의 그 은은한 향이 아직도 코끝에 남아 있는 듯했다. 눈치가 빠른 정허운은 황제의 속마음을 간파하고는 나직이 입을 열었다. “폐하, 이제 밤도 깊어가니 명광궁으로 행차하심이 어떠하옵니까?” 황제가 온다는 말을 들은 강원주는 이를 갈았다. 강희진을 황급히 치장시켜 자신의 침궁에 들여놓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방 안에 앉아 있는 그녀를 보자 선우진의 눈빛은 금세 욕정으로 물들었고 그는 다가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읏!” 그런데 무릎의 상처가 건드려지는 바람에 강희진이 흠칫하며 숨을 들이켰다. 강희진이 말릴 틈도 없이 선우진은 그녀의 치마를 들추었고 곧 퉁퉁 부어오른 무릎과 시퍼런 멍 자국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인 강희진은 애처로운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선우진은 마음이 아파나며 문득 그녀가 자신 아래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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