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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다시 고개를 든 강희진의 눈빛은 놀라울 만큼 단단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엔 여전히 옅은 물기와 아득한 안개가 서려 있었다. “언니... 이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 어머니가 아직 언니 손에 있는데 제가 어찌 감히 언니를 해치려 하겠습니까.” 그러나 강원주는 그런 말쯤에 속아 넘어갈 인물이 아니었다. 그녀가 팔을 가볍게 내젓자 곁에 있던 몇몇 궁녀들이 곧장 달려들어 강희진을 거칠게 바닥에 꿇어앉혔다. 춘희가 옆에서 잽싸게 의자를 끌어다 놓았고 강원주는 느긋하게 의자에 앉아 몸을 뒤로 기댄 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팔을 쓰다듬듯 만지작거리다 이를 악물고 쏘아붙였다. “네년 말 따윈 이제 믿을 수가 없어.”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마치 신호라도 된 듯 두 명의 나이든 궁녀가 다가와 강희진의 겉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곧 그녀의 몸엔 속옷만이 남았고 남정네 하나 없었지만 방 안에 있는 수많은 시선이 강희진의 맨살을 훑고 있었다. 마치 길 한복판에 내던져진 사람처럼, 누구든 제멋대로 훑고 판단할 수 있게 된 그 모멸감에 강희진은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강원주는 그런 광경 앞에서 오히려 손톱을 살펴보며 태연히 말을 던졌다. “춘희야, 이 손톱 좀 보아라? 보기에는 그럴싸한데 손가락에 끼울 장식이 빠지니 괜스레 허전하구나.” 이 말을 들은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의 숨이 곧장 얼어붙었다. 궁에서 손가락에 장식을 낄 수 있는 이는 오직 황후뿐이었다. 그 말을 대놓고 입에 올린 것만으로도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 고개만 푹 숙인 채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춘희는 재빨리 다가가 아부하듯 말했다. “과연 그러하옵니다, 마마. 손끝에 장식을 더하시기만 해도 그 품위야말로 궁중에서 으뜸이실 터이옵니다.” 강원주의 눈엔 서늘한 기색이 번지고 붉은 입꼬리가 기묘하게 휘어지며 잔혹한 미소가 드러났다. “허나 내가 그 자리에 오르려면 황자가 필요하지. 그건 우리 귀한 희진이가 고생 좀 해야겠구나. 폐하를 기쁘게 해드린 공로가 크니, 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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