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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선우진은 느릿하게 눈꺼풀을 내리깔았다. 품 안에 안긴 강희진은 그의 팔을 베고 누워 있었고 길게 흘러내린 검은 머릿결이 그의 팔목을 따라 얽히며 마치 풀 수 없는 인연처럼 감겨 있었다. 강희진은 사실 이미 깨어 있었다. 그저 이대로 조금만 더 선우진 곁에 머무르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 사내의 속을 더 깊이 들여다보려면 지금 이 시간이 꼭 필요했다. 전생에서도 그녀는 그를 끝내 다 알지 못했다. 그만큼 그는 좀처럼 헤아리기 어려운 상대였다. 선우진은 그녀가 깨어있음을 눈치챘으나 굳이 들추지 않았다. 다만 떨리는 그녀의 속눈썹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볼 뿐이었다. 강희진은 무의식적인 몸짓처럼 그의 가슴께를 살짝 더듬었다. 그 두 손이 가슴 위를 놀자 선우진은 웃음 섞인 숨을 내쉬며 그 손을 단박에 움켜쥐었다. 그러곤 입술에 가져다 부드럽게 이로 두어 번 깨물었다. “깼느냐?” 발음은 약간 흐릿했지만 강희진은 그 말뜻을 또렷이 알아들었다. 들킨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줍은 듯 촉촉이 젖은 여우 같은 눈을 슬며시 뜨고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머금은 채 속삭였다. “폐하...” “요망한 것, 마치 물로 빚은 듯하구나. 짐을 아예 이 자리에 붙잡아두려는 것이냐.” 서우진은 그녀의 볼에 코끝을 비비며 다시금 속으로 뜨거운 무언가가 치솟는 것을 느꼈다. 그럼에도 그는 이내 몸을 일으켜 자리에서 내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허운이 문 앞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황제가 일어설 기미를 느끼고 의관을 챙기러 와 있었다. 곧 궁녀들이 데운 물을 들고 들어왔다. 강희진은 황급히 이불을 끌어 올려 몸을 감쌌으나 눈길은 선우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문득 뒤돌아보자 그녀는 황급히 얼굴을 이불로 가렸다. 이불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한층 얌전하고 조심스러웠다. “폐하, 부디 평안히 다녀오시옵소서. 소첩은... 배웅은 생략하겠나이다.” 정허운은 그 모습을 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화비의 지나친 언행에 곧 황제의 노여움이 닥쳐올까 걱정이 앞섰다. 평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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