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작은 별장, 2층 안방 테라스.
달빛이 아주 밝았고 별이 반짝이고 밤바람이 따듯하게 불고 있었다.
새하얀 원형 테이블 위에 약주가 놓여 있었다.
윤선미와 곽동우는 여유롭게 정원의 리프팅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한 잔을 부어 곽동우한테 건넸다.
"드셔보세요, 팔진 주라고 해요."
팔진 주는 당귀, 백출, 생지황, 인삼 등 약재로 만들어졌고 기와 혈을 보양하고 비장과 위를 보양할 수 있었다.
그들은 시골에서 해성에 돌아오면 약주를 마시자고 약속했었다.
오늘 밤이 축배를 들기 좋은 날이었다.
곽동우는 건네받고 단숨에 마셔버리고는 한참 음미하다가 말했다.
"내가 전에 마셨던 팔진 주랑 달라, 네가 처방을 고친 거야?"
"그래요?"
윤선미는 의아해서 자기한테 한 잔 따르고 두 모금 마셨는데 은은한 짠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윤선미도 별로 경험이 없었기에 말했다.
"너무 오래 불려 있어나 봐요. 선생님, 적당히 마셔요. 오래된 술이라 쉽게 취해요."
"괜찮아."
곽동우는 기다란 정원 리프팅 의자에 앉아 나른하게 말했다.
그는 연거푸 두 잔을 마셨는데 차가운 얼굴이 점점 발그레 해졌고 누가에 얕은 붉은색이 보였는데 아주 조신하고 고상해 보였고 또 절제된 것 같아 그녀는 넋이 나가 버렸다.
곽동우가 머리를 돌렸는데 호두처럼 부은 그녀의 두 눈을 보고 실성했다.
"아까 엄마랑 지아가 우는데, 왜 너도 운 거야?"
윤선미가 말했다.
"난 기뻐서 운 거예요."
"왜?"
그가 묻자 윤선미는 얌전하게 그의 옆에 앉아 나지막하게 말했다.
"선생님이 나한테 좋은 사람한테 복이 온다는 걸 보여줬거든요."
곽동우는 참지 못하고 손으로 그녀의 볼을 잡았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눈가를 어루만졌다.
"선미야, 남자한테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 마."
그는 침을 삼키고 쉰 소리로 말했고 윤선미는 순종하듯 그의 손을 비비며 나지막하게 물었다.
"왜요?"
"왜냐하면, 내가... 더는 좋은 사람이 아니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그가 말하자 윤선미가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그의 눈동자에서 자기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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