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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장

주욱은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차에 들어가 액셀을 밟고 도망가 버렸다. 곽동우가 고개를 숙여 보더니 낯빛이 어두워졌다. 포장된 작은 상자가 보기에는 아주 고급스러워 보였지만 쓰여 있는 광고는 아주 저급했다: 사모님이 좋아해야 정말 좋은 겁니다! 뒤를 돌려보니 광고가 더 심했다.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말할 때 따로, 할 때 따로, 와이프 기쁘게 할 때 또 따로. 곽동우는 낯빛이 어두워졌고 차가운 아우라를 뿜어냈다. '대체 어디서 이런 걸 구한 거야!' "선생님!" 윤선미가 소리를 따라 나왔다. "주욱 도련님 가셨어요?" 곽동우는 작은 상자를 정장 호주머니에 넣고 순진하지만 매혹적인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갔어." 윤선미가 가까이 다가갔고 그의 낯빛이 안 좋은 걸 보고 걱정스러워 물었다. "시골에 적응 안 돼요?" "아니야, 멍청한 주욱 녀석이 나쁜 짓 했거든." 곽동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윤선미는 그의 휠체어를 밀고 집으로 들어갔다. "사람은 좋잖아요, 열정적이고 말도 잘하고. 우리 할머니랑 하루 종일 말해서 할머니가 이미 잠드셨어요." 윤선미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집이 초라해서 깨끗한 방이 하나밖에 없어요, 안 괜찮으시다면 내가 바닥에서 잘게요." 윤선미네 집은 작은 기와집이었고 단층집이었다. 다른 방은 모두 창고로 썼고 그녀와 할머니가 쓰는 방만 깨끗했다. 곽동우가 머리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괜찮아, 처음도 아니잖아." 집에 있었을 때도 그런 적이 있었다. 윤선미는 눈을 피했다. 그 두 번은 모두 사고였다. 한 번은 그녀가 술에 취해서였고, 다른 한 번은 그녀가 피곤해서 잠든 거였다. "물 가지고 와서 몸 닦고 약 발라줄게요." 윤선미는 그를 안방에 데려가고 다시 나갔다. 곽동우는 궁금해서 그녀의 방을 둘러보았는데 두 책장에 모두 의서가 가득했고 말린 약재가 있었다. 침대는 창문과 잇닿아 있었고 창가의 도자기에는 들꽃이 꽂혀 있었고 그 위에는 풍령이 걸려 있었다. 자세히 맡아보니 여자의 달콤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간단하고 따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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