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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그녀는 물건을 내려놓고 재빨리 방으로 가서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곽동우의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선생님, 침놓으러 왔어요." 그녀는 목소리는 쉬었고 아주 피곤해 보였다. 곽동우는 계속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전처럼 그한테 침을 놓았고 새하얀 손이 건조해서 빨개진 게 유난히 눈에 띄었다. 그녀는 완전히 시들어버린 배추 같았다. "30분 뒤에 침 뽑을게요." 윤선미는 약상자를 정리하고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곽동우는 아무 말 하지 않았고 윤선미의 머리가 조금씩 조금씩 떨어지다가 결국 눈을 감고 흔들의자에서 잠들어버린 걸 보았다. 그는 서랍에서 크림을 꺼내 휠체어를 조종해 그녀한테로 다가갔다. 차가운 크림을 손에 짜서 그녀의 손을 감싸고 부드럽게 발랐다. '병원에서 힘들었나 보네.' 그녀는 힘겨움을 잘 참는 편이었고 끈기가 있는 여자애라 집에 와서도 하소연하지 않았다. 전에도 그녀가 하소연할 사람이 없었다. 30분이 되었지만 그녀가 깨지 않았다. 곽동우는 그녀를 깨우기 싫어 직접 침을 뽑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아줌마가 음식을 들고 올라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모님이 잠들었어요?" "네." "힘들었나 보네요." 전 아줌마가 안쓰러워하며 말했다. "무슨 실습생을 한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곽동우는 그녀가 졸업증을 갖고 싶어 하고 심지어는 해성 병원에 남고 싶어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1년 뒤에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의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사실 그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가 그저 성진욱 제자라고 인정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성진욱이 아직 행적을 노출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아줌마, 내일 해성 병원에 가서 누가 일부러 힘들게 한 건 아닌지 알아보세요." "네, 그럼 음식은 여기 둘게요, 사모님 깨시면 드시게 하세요." 곽동우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전 아줌마가 떠나자 그는 윤선미를 들어 침대에 놓았다. 그녀는 아주 깊게 잠들었기에 그렇게 움직여도 깨지 않았다. 윤선미는 이튿날 아침에 배가 고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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