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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고희숙이 말했다. “도훈아, 이나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정말 이나가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거야?” 진이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더는 그를 쳐다보지 않고, 손으로 자신의 몸을 받친 채 눈을 감고 눈물을 흘렸다. 하도훈은 이 모습을 보고 마침내 진이나에게서 눈을 돌렸다. 두 눈에 가득한 분노와 우울함을 가라앉히고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가 진이나를 향한 사랑은 결국 그녀의 행동을 방임하는 것이었다. 그는 시험관 아기에 관한 제의를 거절했다. “시험관은 과정도 길고 이것은 진이나의 일이에요.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가희의 안전은 보장되어야 해요. 당연히 이 일은 가희의 동의가 우선되어야 해요.” 진이나는 사실 그가 시험관을 선택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그가 동의하지 않고 다른 것을 선택할 줄은 몰랐다. 그가 그녀를 탓하고 있는 것일까? 진이나의 두 눈에 실망이 스쳤다. 하도훈은 지금 진이나의 감정을 무시한 채 가희를 바라보았다. “가희야, 네가 선택해. 물론, 너도 거절할 권리가 있어.” 고희숙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도 않고 고개를 들어 가희를 바라보았다. 진기천은 며칠 새 더 늙어 보이는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모두의 시선은 가희에게 쏠려 있었고, 그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가희에게 선택권이 있는 걸까? 이 선택권은 처음부터 그녀에게 없었던 것 같았다. 그녀는 온몸을 떨며 옆으로 늘어뜨린 손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도훈도 조용히 그녀가 대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5분 동안 머뭇거리던 가희는 몸을 두 번 움직인 후 마침내 입을 열었다. “꼭 선택해야 해요?” 아무도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기다렸다. 고희숙의 눈에는 온통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도박이나 하듯 진이나를 살리려는 모든 희망을 가희에게 걸었다. 그녀는 입술을 떨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가희는 어디론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보였고 언니 진이나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으며 아버지 진기천의 눈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 소리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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