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허지연이 떠나자 보건실은 조용해졌고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소리만 들렸다.
가희는 마음속으로 뭔가 불편해서 머리를 푹 숙이고 한 번도 들지 않았다.
하도훈이 물었다. "언제부터 토했어?"
가희는 드디어 이 순간이 왔다는 것을 알아채고 눈을 감고 흐느끼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저께부터 토했어."
하도훈은 여전히 차갑게 물었다. "또 어디 불편한 데 있어?"
"이번 달 생리가 안 왔어."
가희는 모기처럼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먼저 병원에 가서 검사받자."
가희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응."
하도훈은 몸을 굽히고 물었다. "혼자 걸을 수 있겠어?"
"응."
가희는 침대에서 내리려고 몸을 움직였지만, 몸이 바로 다시 흔들렸다. 하도훈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하도훈의 품에 안긴 순간, 가희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여긴 학교인데.'
하도훈은 빠르게 가희를 놓아주고 그녀의 팔을 부축해주며 물었다. "괜찮아?"
가희는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도훈이 차를 몰고 가희를 데리고 학교에서 나오는 동안 가희는 그의 옆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가희의 마음은 편안한 건지 무거운 건지, 아니면 고통스러운지는 자기 자신조차도 몰랐다.
하도훈은 운전하며 백미러로 옆자리에 앉은 가희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표정이 조금 우울해졌고, 바로 가희한테서 눈을 떼고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차에서 아무 말도 없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하도훈은 가희를 데리고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다.
검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병원 복도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중에 하도훈은 멀리 있는 흡연 구역으로 가서 담배를 피웠고 가희는 혼자 복도에 서 있었다. 하도훈이 지금 어떤 심정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아마 기대일 수도 있고 아니면 가희처럼 해방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희가 흡연 구역에 있는 하도훈을 바라보자, 무표정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늠이 안 됐다.
가희는 복도에 서서 마음속으로 하도훈의 마음을 추측했다.
하도훈은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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