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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장

"지금 병원에 있어요, 의사가 안정이 필요하다고 해서요." "내가 지금 갈 테니까 너는 침대에 누워서 꼼짝도 하지 마!" 고희숙은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다시 말했다. "아니지, 아니다. 내가 이나한테 먼저 이 사실을 알려야지." 진가희는 흥분한 듯한 고희숙의 말을 들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고희숙은 전화를 끊자마자 얼른 진이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진이나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다. 진이나의 상태는 요즘 꽤 좋았다, 하지만 매일 병실에 틀어박혀 나올 수 없었다. 그녀가 약을 먹으려던 그때, 고희숙이 진이나의 병실로 다급하게 들어오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이나야, 가희가 임신했대, 아이를 가졌다고!" 막 약을 넘기려던 진이나는 그 말을 듣곤 행동을 멈춰버렸다. 그런 진이나를 본 고희숙이 다시 말했다. "자연 임신이래, 자연 임신. 한 달 넘었다고 하더구나." 진이나는 지금 입에 있던 약이 무슨 냄새인지도 알아차릴 수도 없었다. 그녀는 고희숙을 한참 바라보다 그제야 느껴지는 쓴맛에 입을 뗐다. "가희가... 아이를 가졌다고요?" "그래, 자연 임신이래. 이제 시험관 걱정은 안 해도 돼." 고희숙은 기뻐서 제자리에서 뛰고 싶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진이나는 자연 임신이라는 사실을 곱씹었다. "제가 책에서 봤는데 서로 사랑하면 임신이 잘 된다고 하던데." 그 말을 듣는 순간, 흥분했던 고희숙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진이나의 머릿속에 각종 화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전혀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아이, 도훈이랑 가희가 서로 사랑할 때 가진 거라는 거잖아요." 고희숙은 그제야 진이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리고 흥분감을 감췄다. "이나야, 아이를 가진 건 좋은 일이잖니, 왜 그런 말을 하고 그래." 하지만 진이나는 심장이 아팠다, 심장이 너무너무 아팠다. 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남자가 아빠가 되었지만 이 아이는 자신과 그 남자의 아이가 아니었다. "어머니, 저 도저히 기뻐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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