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하도훈은 진가희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 들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도훈이 진가희에게 키스했다. 너무 깊고 친밀한 키스였다.
두 사람의 입술은 오랫동안 달라붙어 있었다. 한참 만에 입술을 떼어낸 두 사람의 호흡이 서로 뒤섞였다.
그날 진가희는 진씨 집안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희숙은 새벽 1시와 4시에 침대에서 일어 났지만 진가희를 보지 못했다.
이튿날이 되어서야 하도훈의 차는 호텔을 벗어나 진가희의 학교로 향했다. 학교 앞에서 차가 멈춰 서고 진가희가 내리려는 순간 하도훈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대로 멈춘 진가희가 하도훈을 쳐다보았다.
"나한테 문자할래?"
진가희는 하도훈의 말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참 후, 하도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옷 사줄게."
진가희는 입술을 깨물며 치마 가장자리를 노려봤다. 어젯밤 입었던 옷을 마지못해 걸치고 나왔다.
진가희는 손에 가방을 든 채 오랫동안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하도훈은 진가희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차에서 내린 진가희는 빠른 걸음으로 학교로 갔다.
지금 하도훈의 모습도 초라했다. 어제와 똑같은 셔츠와 바지를 입은 상태였고 옷도 구겨졌다. 평소 작은 빈틈도 없는 하도훈에게 이런 허술한 모습은 드물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진가희는 계좌이체 메시지를 받았다. 핸드폰을 꺼내자 낯선 계좌번호로 송금되어온 것이었다. 액수가 상당했다.
진가희는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 이젠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하도훈이 가족들에게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기를 바랐다.
힐끔 액수를 바라본 진가희는 일단 받기로 했다. 진가희는 핸드폰을 집어넣고 학교로 걸어갔다.
저녁에 진가희는 하도훈이 보내온 메시지를 받았다. [수업 끝났어?]
진가희는 문자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잠시 후 하도훈이 또 다른 메시지를 보냈다. [교문 앞에서 기다릴게.]
재빨리 핸드폰을 넣고 교실을 벗어나려는데 허지연이 옆으로 다가왔다. "가희야, 오늘 저녁에 아르바이트 없지? 같이 밥 먹을래?"
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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