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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장

진가희가 어떻게 하도훈의 눈에 담긴 감정을 알아낼 수 있을까? 진가희는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이 웃겼다. "나 이제 돌아가도 돼?" 병실의 분위기가 점점 차가워져 가고 있을 때, 하도훈이 말했다. "네가 화 난 거 나 이해할 수 있어, 내 잘못이니까 너 일단 화 풀어." 하도훈은 그 말을 마치자마자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물 좀 가져올게." 그리고 그때, 진가희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진가희는 진동 소리를 듣고도 움직이지 않았다. 몸을 일으키던 하도훈도 그 소리를 들었지만 그저 진가희를 힐끔 바라봤다. 하도훈이 진가희를 보던 순간, 그녀도 하도훈을 바라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갑자기 하도훈의 손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의 손에는 아직도 그 결혼반지가 있었다. 진가희는 하도훈을 바라봤지만 머지않아 얼른 시선을 옮겼다. 하도훈도 진가희가 눈길을 돌리자마자 담담하게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뗐다. 저녁이 되어 하도훈은 다시 진가희를 데리고 팰리스로 돌아왔다. 팰리스로 돌아온 진가희는 아주머니의 부축을 받아 방으로 올라와 누웠다. 사실 이 상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저 배에 상처가 있어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아프다는 것이 문제였다. 진가희가 침대에 기대자 아주머니가 그녀의 온몸을 닦아줬다, 오늘 저녁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올 일이 없어 보였다. 아주머니가 몸을 다 닦아줬을 때, 하도훈이 들어왔다. 그가 들어서 진가희를 바라보자 몸을 닦아주던 아주머니가 얼른 일어섰다. "대표님." "나가 봐." 하도훈이 아주머니에게 말하자 그녀가 조금 망설이다 대답했다. "네." 아주머니가 나가자 진가희가 고개를 돌리더니 두 눈을 감았다. 하도훈은 진가희의 침대 옆에 앉아 그녀의 반항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평소의 담담함을 유지한 채 물었다. "아직도 화가 안 풀렸어?" 순간 진가희가 몸에 힘을 풀었지만 여전히 고집스럽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한참이 지나 대답했다. "이제 화 풀렸어, 나 괜찮아. 오빠." "그래, 약은 발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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