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오늘 약혼식은 원래 하지 못하기로 예정된 것 같았다.
어르신은 부추김을 받으며 무대로 올라왔다. 그녀는 경고에 찬 싸늘한 눈빛으로 장미숙 모녀를 바라보더니 이내 차갑게 웃었다.
"너 정말 수단 좋네, 그때 우리 아들 꼬시다 실패했더니, 이젠 딸년한테 우리 손자를 꼬시게 해? 모녀가 아주 쌍으로 천박하네!"
"엄마!"
주성호가 다급하게 제지했다.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을 보자 주성호는 바로 화가 사라졌고 목소리까지 약해졌다.
그는 무대 아래를 힐끗 보고는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엄마, 왜 왔어요?"
그가 분명 아무도 이 일을 본가에 알리지 말라고, 어르신한테 알리지 말라고 진작에 통지했었는데 왜 결국 소식을 듣게 됐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오면 안 되냐?"
어르신은 망토를 하고 있었고 은색 머리를 단정하게 묶었는데 보기에 아주 현명하고 엄격해 보였다.
"우리 손자가 약혼하는 이런 큰일도 감히 나한테 속여? 주성호, 넌 이 엄마가 안중에 있기는 한 거냐?"
주성호는 낯빛이 어두워졌다.
"제가 속이지 않으면 분명 이렇게 와서 난리치실 텐데, 제가 어떻게 감히 알게 하겠어요?"
"내 잘못이라는 거냐?"
어르신은 비꼬듯 웃었다.
"네가 날 속이고, 우리 손자가 천박한 년의 딸이랑 결혼하게 하려고 했잖아, 그걸 내가 동의할 거라고 생각했어? 주성호, 너 그때 네 아빠 앞에서 무슨 맹세를 했고, 나한테 무슨 약속을 했는지 잊었어?"
어르신이 그 얘기를 꺼내자 주성호의 살짝 찔렸지만 이윽고 바로 분노하며 난감 해했다. 그는 낯빛이 계속 변했고 분노를 참으려고 주먹을 쥐었다.
"엄마, 손님들이 보고 있잖아요, 이 결혼이 마음에 안 들어도, 오늘이 지나서 다시 얘기해요. 지금 이러는 건 다른 사람들한테 우리 주씨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거잖아요."
주성호는 어르신이 계속 난리 쳐서 자신이 체면이 더 깎일까 봐 얼른 추영자한테 오라고 손짓했다.
"왜 그러고 서 있어, 빨리 엄마 모시고 위층에 가서 쉬어!"
추영자도 어르신이 소식을 듣고 올 줄 몰랐다. 주성호의 경고하는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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