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그만하자
연수호가 집으로 들어오자 김유정은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눈앞에 칼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잘라.”
연수호의 시선이 테이블에 놓인 칼에서 김유정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무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유정을 바라보며 눈썹을 올리고 물었다.
“응?”
김유정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연수호를 바라보고 입꼬리를 올리고 웃으며 비아냥대듯 말했다.
“연 대표님 기억력이 별로네.”
그리고 연수호의 손에 다시 끼워진 결혼반지를 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었잖아. 또 한 번 반지를 빼면, 그때는 당신 손가락을 잘라버릴 거라고.”
“칼은 미리 준비했어.”
김유정이 웃으며 물었다.
“연 대표님, 어느 손가락 자를 생각이야?”
김유정의 눈빛은 사뭇 진지했고 농담 같아 보이지 않았다.
연수호는 김유정에게 걸어가 그녀의 앞에 앉아 왼쪽 손을 테이블 위로 내밀었다.
그리고 눈썹을 올리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골라봐.”
연수호의 가벼운 웃음에 김유정은 이 모든 게 장난처럼 느껴졌다. 연수호가 김유정을 대했던 마음도, 김유정에게 했던 말들도 그에게는 모두 장난에 불과했다.
김유정은 불빛 아래 반짝이는 칼을 들고 차가운 표정으로 연수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못 할 것 같아?”
“말했잖아. 당신이 고르라고.”
연수호의 두 눈은 여전히 웃음으로 가득해 보였다.
김유정은 화난 표정으로 웃고 있는 그의 두 눈을 노려봤다. 저 갈색빛 동공에 속아 한번 또 한 번 그의 거짓말에 놀아났다.
김유정이 가만있자 연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못 하겠어? 내가 대신해 줄게.”
말을 마친 연수호는 칼을 잡고 있는 김유정의 손을 잡고 바로 자신의 왼쪽 손으로 내리 찔렀다.
연수호의 행동은 전혀 망설임이 없었고 칼은 그대로 연수호의 왼손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수호의 행동에 놀란 김유정이 안간힘을 쓰며 칼의 방향을 바꿨다. 날카로운 칼은 연수호의 손등에 닿기 직전에 약간 빗나갔고 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의 손등에 얇고 긴 상처를 남겼다.
상처 위로 바로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순간 당황한 김유정은 자기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