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총알 맛 좀 봐라

어두운 지하실에서 ‘쾅’ 하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귀청을 찢는 듯한 총성이 울렸다. 검은 외투를 입은 남자가 넓은 가죽 소파에 느긋하게 반쯤 기대어 앉아 있었는데 열려 있는 검은 외투 안에 무심하게 풀려 있는 셔츠의 단추 두 개가 그의 거만함을 더했다. 명확한 얼굴 윤곽이 어두운 실내에서 희미하게 빛났고 길고 깊은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의 얇은 입술 사이에는 담배 한대가 물려 있었고 뼈마디가 굵은 오른손에는 반짝이는 검은 권총이 쥐어져 있었다. 그는 마치 벌레를 내려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떨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말할 건가, 말하지 않을 건가?” 그는 천천히 말하며 강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강제로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의 두 손은 뒤로 묶여 있었으며 머리에는 자루가 씌워져 주변 환경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남자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그는 바로 스포츠카를 타고 자신을 쫓아와서 뼈를 부러뜨린 남자였다. 자신을 죽이려는 듯한 그의 그의 잔인한 모습을 남자는 잊을 수 없었다. “나는 단지 돈을 좀 빼앗으려 했을 뿐이야!”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를 해칠 생각은 없었어!” 연수호는 천천히 탄창에 총알을 채우며 무심하게 말했다. “장웅. 경성 순청 사람이고 서른아홉 살에 순청 택시 회사에서 일한 지 20년이 되더군.” 그는 천천히 말했다. “너한텐 아내와 열한 살 딸이 있다는 걸로 기억하는데.” “아내는 뭐하는 사람이지?” 그는 생각하는 척하며 말했다. “흠, 어디 한번 생각해보자고.” 남자의 떨리는 모습을 보며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순청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카운터 직원으로 일하지?” 그는 가볍게 웃었지만 웃음 속에는 진심이 없었다. “딸은 중학생이지. 아마?” “쯧.” 그는 아쉬운 듯 말했다. “정말 불쌍하군.” 한 마디 한 마디 남자의 정보를 읊는 그의 모든 말이 남자를 공포에 떨게 했다. “그건 어떻게 알았어? 너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