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라고, 이 바보야!

“이제 첫사랑도 깨어났으니까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필요 없잖아. 내가 왜 그 사이에 끼어 있어야 되는데?” 김유정은 깊게 숨을 쉬고 일부러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네가 이혼을 원한다면 나도 협조할게.” 이혼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자 연수호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날리더니 김유정 옆에 있는 벽을 ‘쾅' 하고 내리쳤다. “내가 말했잖아. 이혼 그딴 거 안 한다고!” “그럼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건데!” 김유정은 눈물을 흘리며 연수호를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마치 억울함을 그에게 쏟아내듯이 말이다. “너한테 놓고 말해서 난 도대체 뭔데? 사랑하지 않으면서 왜 나를 붙잡는 건데? 다른 사람들 눈에 네 아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내가 얼마나 우습게 보이는지 알아? 내가 도대체 너한테 뭘 잘못했는데? 연수호, 대답 좀 해봐!” “네 첫사랑이 깨어났잖아. 나랑 이혼하고 그 여자랑 결혼하면 되는 거 아니야? 널 귀찮게 굴지 않을게. 바라는 것도 없어. 그래도 안 돼?” 김유정은 마치 이성을 잃은 것처럼 울면서 감정을 쏟아냈다.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세게 찔렀다. 아프게 다가왔다. 연수호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그는 눈물에 젖은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라고, 이 바보야!” 그 한마디에 김유정은 멈칫했다.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연수호를 바라보았다. 김유정은 잠깐 충격을 받은 듯하더니 곧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사랑이 그렇게 쉬워?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처럼 아무한테나 다 나눠주는 거야?” 연수호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내가 너한테 잘해주고 있는 건 안 보여? 네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말을 들은 김유정은 어이없어했다. 그녀는 연수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단지 자신을 달래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천하의 연수호가 날 사랑한다고? 누가 믿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