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장 그녀의 생일을 함께하다
그녀의 두 눈은 텅 빈 듯 보였지만 눈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삐쭉이며 울음을 터뜨렸다.
“너 나한테 화냈어. 다들 나한테 화만 내. 너희들 다 나쁜 사람들이야. 전부 악마야.”
연수호는 의사에게 물과 약을 받아 들어 톤을 낮추며 말했다.
“약 드세요.”
“안 먹어.”
그녀는 연수호의 손에 들려 있는 물컵을 내리치며 엎어버리고서는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연수호는 병실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다들 나가세요.”
잠시 후 텅 빈 병실에는 둘만 남았다.
그녀는 계속 울며 손에 잡히는 베개와 책을 집어 연수호의 쪽으로 마구 던졌다.
연수호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엄마.”
연수호는 부드럽게 불렀다.
그녀는 순간 멈칫하며 움직임을 멈췄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했다.
몇 초 뒤 그녀는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수호야... 우리 아들 수호야...”
그녀는 울음을 멈췄고 텅 빈 눈빛으로 뭔가를 찾기 시작하더니 이내 시선이 바닥에 떨어진 베개에 멈췄다.
그녀는 서둘러 베개를 집어 들고 꼭 끌어안았다. 손을 떨며 베개를 쓰다듬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
“수호야... 우리 수호... 엄마 여기 있어. 엄마가 미안해. 수호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널 바닥에서 재운 게 잘못이야. 다 엄마 잘못이야...”
연수호는 엄마 옆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서는 혼자 중얼거렸다.
“22년이 지났어요. 저는 더 이상 4살 아이가 아니에요.”
그녀는 연수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품에 안긴 베개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계속 말했다.
“엄마가 미안해... 수호야, 엄마가 미안해.”
그날 오후 이희영은 그 베개를 품에 안고서야 조금씩 진정되었다.
연수호는 창가에 앉아 이희영을 바라보며 막대사탕을 연속 씹어 먹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의 쓴맛이 조금 덜어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
문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열렸다.
김유정은 부엌에 서 있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는 환히 웃으며 말했다.
“왔어?”
눈웃음을 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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