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불쌍한 그와 미쳐버린 엄마
휴스턴 별장.
이여진은 핸드 메이드로 자수를 놓은 실크 원피스를 입고 차에서 내렸다. 40대가 넘었는데도 꾸준한 관리로 여전히 날씬한 몸매와 주름 하나 없는 얼굴을 갖고 있었다.
이여진의 운전기사는 크고 작은 쇼핑백들을 가득 들고 뒤따라왔다.
“이모, 뭘 이렇게 많이 사셨어요?”
이여진은 김유정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 한 번 오기도 쉽지 않은데 너랑 수호 보러 왔으니 이 정도 사 오는 건 당연하지. 게다가 네 생일도 곧 다가오잖아. 이모가 선물도 가져왔어.”
김유정은 그제야 올해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동안 김유정은 너무 바빠서 잊고 있었다.
장 집사는 웃으며 차를 따라줬다.
“맞아요, 사모님. 올해 생일이 마침 밸런타인데이랑 겹치잖아요. 그러니까 사모님도 도련님과 제대로 축하 파티를 하셔야죠.”
요즘 김유정과 연수호의 사이가 좋아져 장 집사도 기분이 좋았다.
김유정은 미소를 살짝 지으며 가볍게 대답했다.
김유정도 연수호가 올해 그녀의 생일은 꼭 함께 보내겠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여진은 장미영에게 선물을 하나씩 열어 보이게 했다.
전부 명품 핸드백과 특별 제작한 럭셔리 브랜드의 보석 목걸이 그리고 팔찌 등이었다.
그 외에도 값비싼 보양식들이 잔뜩 있었다.
이여진은 연수호 가족 중에서 김유정을 특별히 아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김유정은 안서우와도 가깝게 지냈다.
김유정은 선물들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모, 너무 많이 사 오셨어요. 저희 이런 거 필요 없어요.”
“수호가 물질적으로 널 부족하게 대할 리 없다는 거 알아.”
이여진은 김유정의 손을 잡고 가볍게 쓰다듬으며 넓은 저택을 둘러보았다.
“이렇게 큰 집이 좀 휑하긴 하네.”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며 김유정을 보았다.
“이건 이모가 너랑 수호 몸보신하라고 가져온 보양식들이야. 둘이 건강 잘 챙기고 빨리 아기를 낳아서 집안을 좀 더 활기차게 만들어 봐.”
김유정은 순간 말문이 막혀 한동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이제 보니 이여진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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