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장 달콤한 그녀의 목소리

“차라리 저랑 하룻밤만 같이 있죠? 저를 기분 좋게 해주면 유정 씨도 협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테고 상사한테도 보고할 수 있을 거 아니에요?” 그의 변태 같은 본색이 드러나는 듯했다. 김유정은 직장 내 성희롱을 수도 없이 봐왔고 이런 더러운 관행을 혐오했다. “하룻밤만 같이 있자고요?” 그녀는 그 음흉한 눈빛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 “민 대표님, 처신 똑바로 하시죠.” “비키세요.” 말을 끝낸 김유정은 민기훈을 밀치고 문을 열려 했다. 그러나 한 발짝 내딛자마자 다리가 풀린 것이었다. 그녀는 휘청거리면서 옆에 있는 테이블을 붙잡았다. 몸 상태가 이상했다. 언제부터인지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난방을 세게 틀어놓은 데다 코트를 입고 있어서 그런 줄 알았지만 뭔가 달랐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민기훈을 쳐다봤다. 그는 노골적이고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의 가슴 쪽을 훑어보고 있었다. 순간, 김유정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익숙한 느낌이었다. 예전에 서지태에게 호텔로 끌려가 억지로 물을 마시고 느꼈던 그 감각과 똑같았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민기훈을 뚫어지게 노려봤다. ‘이 변태 같은 놈이 약을 탔다고? 물도 안 마시고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어떻게 한 거지?’ 민기훈은 흥분한 듯 손을 비비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유정 씨, 타이밍 좋네요.” 김유정의 눈에 민기훈의 뚱뚱한 몸집이 세 개로 겹쳐 보였다. 머릿속이 점점 흐려지고 시야도 겹쳐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붙잡으려 했다. 그때, 김유정은 알아챘다. ‘아, 방 안에서 은은하게 풍기던 그 기묘한 향!’ “무슨 생각이세요?” 김유정은 비틀거리며 테이블을 붙잡고 몸을 버텼지만 이미 다리에 힘이 풀려 더 이상서 있을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런 그녀를 보며 민기훈은 거침없이 덤벼들었다. 그는 뚱뚱한 몸뚱이를 들이밀며 그녀를 억지로 껴안았다. “유정 씨, 한 번만 안아봐요.” “꺼지세요!” 김유정은 그의 살찐 몸에 깔려 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