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장 왜 멈췄어?
은은한 조명 아래 하얗고 잘록한 허리가 유난히 눈이 부셨다. 숨을 쉴 때마다 들썩이는 가슴을 보자 남자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랐고 목젖이 연신 꿀렁거렸다.
연수호는 핑크빛이 감도는 귓불에 입 맞추고 김유정의 손을 벨트에 가져다 댔다.
“처음은 어색하겠지만 두 번째부터는 익숙할 거야.”
어젯밤에 서툰 만큼 오늘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김유정의 몸이 흠칫 떨렸고, 차가운 벨트가 손끝에 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전율이 느껴졌다.
남자는 느긋하게 그녀를 리드했고 버클만 꼼지락대는 손길이 멈출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결국 1분 넘게 흐르고 나서야 벨트가 스르륵 풀렸다.
곧이어 김유정을 침대에 눕히고 스웨터를 벗긴 다음 뜨거운 입술로 마음껏 탐닉했다.
이마부터 눈 그리고 코끝과 볼까지, 마지막으로 살짝 벌린 그녀의 입술에 살포시 키스했다.
연수호의 입맞춤은 마치 보물을 다루듯 부드럽고 섬세했다.
의식이 흐릿한 와중에 김유정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수호 씨...”
하지만 입을 열자마자 간드러진 음성에 깜짝 놀랐다.
“왜?”
그는 나지막이 대답하더니 하얀 목덜미에 키스 마크를 남겼고 이내 여리여리한 어깨를 공략했다.
“우리가 결혼식을 올렸던 그 날 밤은...”
김유정이 머뭇거리더니 쑥스러운 듯 말을 이어갔다.
“내 첫 경험이었어.”
“알아.”
남자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묻어났고 어깨에서 걸친 나시 끈을 이빨로 끌어내렸다.
당시 침대 시트에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그럼 수호 씨는?”
김유정이 물었다.
여태껏 관계를 가졌던 여자가 그녀밖에 없다고 했지만 테크닉만큼은 초보와 거리가 멀었다.
가슴 주위를 배회하던 연수호는 고개를 들어 코끝을 서로 맞닿았다.
“나도 마찬가지야.”
사실 그날 밤 너무 흥분한 나머지 힘 조절에 실패해 자칫 그녀를 다치게 할 뻔했다.
이 말을 들은 김유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넓은 등을 감싸 안았다.
백혜지가 했던 말은 역시나 헛소리였다.
연수호는 그녀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빨간 박스를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얼른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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