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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장 다시 붙잡고 싶어요

병상에 앉아 죽을 떠먹던 백혜지는 문틈에 비친 실루엣을 눈치챘다. 살짝 열린 문 너머로 한 여자의 모습이 밖에 서 있었다. 그녀는 병실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누군가를 문병하러 온 것이 아니라 마치 확인하러 온 듯한 태도였다. 백혜지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며 남자가 전화를 끊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수호야, 이 게살죽 정말 맛있네.” 게살죽. 김유정의 시선은 백혜지가 들고 있는 하얀 자기 그릇에 멈췄다. 백혜지도 게살죽을 좋아했다. 그렇다면 전에 연수호가 집에서 게살죽을 만들어 준 건 그녀의 취향을 기억해서였을까 아니면 백혜지를 떠올려서였을까? 백혜지가 좋아하는 보라색, 백혜지가 가르쳐 준 장미 꽃잎 수프, 백혜지가 좋아하는 게살죽... 왜 김유정이 연수호와 함께한 모든 순간마다 백혜지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연수호는 몸을 돌려 병상 옆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오늘은 좀 어때?” “많이 좋아졌어. 이렇게 나 신경 써줘서 고마워.” 백혜지는 손에 든 죽을 내려놓으며 살짝 고개를 숙이고 말을 이었다. “어제 내가 아팠을 때 네가 해외에서 막 돌아오자마자 바로 달려왔다는 얘기를 순자 이모한테 들었어. 병원에 날 데려올 때 네가 얼마나 조급해했는지도 말씀하시더라.” 백혜지는 고개를 들어 연수호를 바라보며 말끝을 맺었다. “미안해, 수호야. 걱정시켜서.” 병실 안 풍경은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살짝 눈을 감고 잠시 마음을 정리한 뒤 다시 눈을 떴을 때 김유정의 눈빛은 맑고 담담했다. 연수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당시 그는 확실히 다급했다. 하지만 그건 누군가가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백혜지에게 굳이 그걸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막 입을 열어 그녀에게 왜 자신을 부른 건지 물으려던 순간 병실 밖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조용한 복도를 울리는 익숙한 벨소리는 그의 말을 끊었다. 그는 즉시 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반쯤 열린 문 사이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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