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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장 지금 당장 돌아갈 비행기 준비해

저녁 7시. 쌀쌀한 가을바람이 볼어올 때 즈음 경찰서 앞 의자에 앉아 있는 여성은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머리가 다 풀려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에 그녀의 표정이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형사는 택시 기사가 피해자의 돈을 훔치려다 의도치 않게 저지른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게 바로 김유정이 받은 주현미의 사망 원인이었다. 주현미의 연락처에는 다른 가족이 없었고 유일하게 ‘딸’이라고 저장된 전화번호가 바로 김유정이었다. 김유정은 그녀의 유일한 가족으로서 서류에 서명했다. 그렇게 시체는 화장터로 보내졌다. 김유정은 경찰서에서 나온 후로부터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계속 경찰서 앞에서 앉아 있었다. 주현미의 마지막 모습조차 보지 못했다. 가을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흩날렸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은 오늘따라 유난히 창백해 보였다. ‘엄마도 돌아가셨고 아주머니도 돌아가셨어...’ 김유정은 자신을 사랑해 주던 사람들이 다 저세상으로 가버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전화를 받은 후, 그녀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 마치 천근만근의 쇳덩이가 가슴을 누르고 있는 듯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멀리에서 급히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 발걸음은 그녀 앞에서 멈췄다. 달콤한 과일 향기가 느껴지자 김유정은 고개를 들어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송아람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 아름답고 반짝이던 눈동자에는 부서질 듯한 아픔이 담겨 있었다. “유정아...”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괜찮아?” 김유정은 울지 않았지만 눈시울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 그녀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아람아, 현미 아주머니 기억나?” “기억나지.” 송아람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렸을 적, 주현미는 김유정에게 맛있는 나비 모양 과자를 만들어 줬었다. 어린 김유정은 그 과자를 학교에 가져가 친구들과 나누어 먹곤 했다. “아주머니가 돌아가셨어...” 이렇게 말하는 김유정의 목소리는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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