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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장 김유정, 나 후회해

병실은 조용했다. 백혜지는 핸드폰을 잡고 몸을 일으키더니 밖에 인기척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전화를 받은 여자는 화들짝 놀라더니 의심과 경계가 담긴 말투로 이렇게 불렀다. “혜지야?” “그래요. 나예요.” 여자가 의문을 표했다. “너 지금 괜찮은 거 맞아?” “네.” 백혜지의 눈빛이 아무 감각도 없는 다리로 향했다. “그냥 걷기 좀 불편할 뿐이에요.” 이에 여자가 다시 물었다. “그때 차 사고 나고 너 사라졌잖아. 연수호 도대체 너를 어디 숨긴 거야?” 여자는 백혜지가 어떻게 불편한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고 아예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 핸드폰을 꼭 부여잡은 백혜지가 잠깐 주저했다. 깨어난 후로 백혜지도 여러모로 알아봤는데 청능관은 없는 게 없었고 도우미들은 그 누구도 함부로 나가지 못했다. 이로써 추측할 수 있는 건 연수호가 이곳을 절대 밖으로 알리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었다. 백혜지는 지금 이곳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도, 연수호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 수도 없었다. 만약 백혜지가 이곳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놨다는 걸 연수호가 알게 된다면 영원히 연수호의 마음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혜지야. 왜 말이 없어?” 여자는 백혜지가 아무 말이 없자 다시 불렀고 정신을 차린 백혜지가 이렇게 대답했다. “언니, 이 일은 상관하지 마요. 사고를 당하고 혼수상태에 빠졌는데 이제는 깨어났고 수호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려고 전화했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혜지야. 너 지금 수호 도와서 내게 거짓말하는 거야? 너 누구 사람인지 잊었어?” 백혜지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사실 말을 꺼내기 전부터 이미 여자가 기분 나빠할 거라는 걸 예상했다.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백혜지를 보며 여자가 살짝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 “혜지야, 난 그저 네가 연수호에게 접근한 목적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야.” 백혜지가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렸다. 7년 전, 연수호가 귀국할 때부터 백혜지는 목적을 가지고 연수호에게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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