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입 벌려봐
다음날, 휴스턴 별장의 유선 전화기는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들 때문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모두 같은 번호였는데 그건 다름 아닌 유안 그룹의 부대표 사무실 번호였다.
따스한 햇볕이 흰색 커튼을 뚫고 침대에 드리워지자 짙은 속눈썹이 움찔거리더니 서서히 위로 올라가며 맑은 눈동자가 드러났다.
김유정은 어젯밤 많이 피곤하기도 했고 또 연수호가 계속 곁에 있어 준 덕에 아주 깊게 잠이 들 수 있었다.
그녀는 눈을 몇 번 깜빡이다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아무렇게나 찔러넣은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길쭉한 다리와 넓은 등, 김유정은 연수호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적으로 무척이나 편안해지고 또 안정감이 들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서지태를 아예 X신으로 만들었어?”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송정우였다.
“아니면?”
연수호가 되물었다.
“그렇게 만들어 놓을 거라고 미리 얘기라도 해야 했을까?”
“서지태 그거 단단히 미쳤네. 감히 유정 씨한테 그런 짓을 하려고 했단 말이야? 쯧쯧, 멍청한 놈 하나 때문에 서씨 가문도 이제는 곧 사라지겠네.”
“어제 일이 새어나가지 않게 네가 잘 주시해.”
어제 일로 김유정이 또 다른 상처를 받을까 봐 연수호는 송정우에게 신신당부했다.
그러다 몸을 살짝 돌려 방안을 바라보다 마침 김유정과 눈이 마주쳤다.
김유정은 긴 머리카락을 뒤로 늘어트린 채 조금 멍한 눈빛으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연수호는 그 모습에 미소를 한번 짓더니 이내 통화 중이라며 그녀에게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김유정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씻으러 갔다.
“알았어. 참, 네 삼촌은 요즘 또 뭘 꾸미고 있는 거래? 요즘 아버지와의 만남이 잦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는데?”
연수호는 김유정이 침대에서 일어나 침실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쭉 지켜보고 있다가 그녀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다시 시선을 거두어들였다.
“별말은 안 하고 그냥 차나 마시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데? 그런데 요즘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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