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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그 설명도 일리가 있었다. 박강우는 그녀를 더욱 힘껏 끌어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더 자.” “싫어. 소독약 냄새가 너무 심해. 집에 가서 잘래.” “오늘만 참아. 적어도 여기서 하루는 더 있다 가자.”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려놓고 퇴원하겠다며 투정을 부리는 그녀의 요구를 그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어젯밤 제대로 쉬지 못한데다 부상을 입은 후 허약한 상태로 박강우의 진지한 말들을 대응하다 보니 강은영은 감히 잠에 들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그도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강은영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비몽사몽인 상태로 말을 건넸다. “진기웅한테 돌아오라고 해.” 그가 꼴 보기 싫은 건 맞지만 박강우한테는 충성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번에 진기웅이 강은영하고 손을 잡고 상황을 처리했었다는 걸 아는 박강우는 비록 그하고 강은영이 대립하는 걸 원치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막에서 계속 지내게 할 수는 없었다. 사실 박강우는 그저 그한테 혼줄을 내주고 싶었던 것이다. 강은영의 호흡이 점차 평온해지자 강은영은 밖으로 나가 몇몇 곳에 전화를 걸었다. 방금 병실에서는 박인성의 전화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박강우는 가장 먼저 양민호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이미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 짓고 물건들도 뺏어왔다고 했다. 그 뒤로 그는 박인성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박인성은 평소 빈정거리는 말투가 아니라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성철이를 어디로 데리고 간 거야?” 박강우는 차가운 어조로 답했다. “평생 못 만날 거야!” “죽였어? 박강우! 어떻게 조카한테 손을 대?” “안 죽어. 하지만 너도 이제는 박성철 아버지가 아니야. 그냥 잊어버려!”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은 박강우는 눈가에 스산함이 가시지 않았다. 건이현은 의사의 당부를 듣고 병실로 돌아왔다. 박강우가 물었다. “의사 선생님이 뭐래?” “사모님 두개골에 있는 핏덩어리를 더 검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대요. 어쩌면 수술을 해야 될 수도 있고요.” 박강우는 차가운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수술?” 그의 호흡이 거칠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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