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강은영이 병실로 실려 갔을 때쯤 건이현도 한걸음에 달려와 의사와 교섭하러 갔고 박강우는 강은영 옆에 남았다.
상처가 심각하지 않은 강은영은 매우 멀쩡했고 옆에서 부드러운 기색 하나 없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박강우를 바라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남편, 나 머리 아파.”
왜 또 화가 난 거야?
목숨 걸고 내가 구해줬는데!
내가 제때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그 칼은 박강우의 심장을 찔렀을 테고 전생에도 그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었다.
박강우는 따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보았고 그녀의 애교에 넘어가질 않고 있었다.
그 눈빛이 섬뜩한 강은영은 재차 애잔하게 울먹였다.
“남편, 목말라!”
눈빛이 여전히 차갑기만 하지만 박강우는 그녀의 말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떠다 주었다.
박강우가 시종일관 기분이 풀리질 않자 강은영은 당황해졌다.
“손도 아파!”
그 말과 함께 물컵이 탁자 위로 쿵 하고 놓이자 강은영은 그제야 박강우지 진짜 화가 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정직하지 않을 때는 늘 장난기가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급진지해지게 되면 사람을 당황케 하고 있으니 말이다.
“말해. 어젯밤 어디에 있었어?”
드디어 입을 연 박강우의 말투는 엄한 형벌을 내리는 듯 냉혹했다.
강은영은 그 반응에 몸을 움츠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박강우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
그가 어젯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박성철하고 도망간 줄 알았던 그녀가 지금 병상에 누워있으니 차라리 박성철하고 도망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랬으면 온전한 상태로 그녀를 잡아 왔을 것이다.
강은영이 고개를 숙이고 손을 움켜쥐고 있자 박강우는 말투가 더욱 엄숙해졌다.
“말해!”
“고속도로.”
그가 어릴 때처럼 엄숙한 모습이 두려운 그녀는 화들짝 놀라 솔직하게 말을 건넸다.
병실은 고요해졌고 그 남자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강은영은 코를 훌쩍였다.
“남편이 한눈팔까 봐 그랬어!”
그가 극구 오지 못하게 말린 건 맞지만 오늘 그한테 사고가 벌어질 거라는 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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