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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장

강은영은 이마를 짚었다. 박강우는 이미 참을 수 없다는 듯 악기를 풍기며 서늘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윤여정,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서울시에서 쫓아낼 거야.” 윤여정은 안색이 조금 회복되자마자 박강우의 말에 다시 낙담하게 되었다.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이미지와 다소 맞지 않는 느낌이었고 결국 발길을 돌려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강은영은 그 장면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쩜 강설아보다 낯이 더 두꺼울 수가 있어? 대체 해외에서는 어쩌다가 친해진 거야?” 박강우의 친구를 꽤 많이 만나봤었지만 윤여정 같은 인간은 실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박강우가 답했다. “날이 갈수록 사이가 좋지 않았어!” “흑인 남자 때문에?” 강은영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박강우가 답했다. “네가 두 사람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못 봐서 그래. 진짜...” 뒤에 말을 잇지는 않았으나 박강우의 눈빛에는 혐오감이 가득 차 있었다. 강은영도 박강우가 하는 말들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아마도 처음에는 윤여정이 가식을 떨었을 것이다. 청순하고 순수한 척, 착한 척, 부드러운 척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윤여정이 방금 내보인 태도로 보아 박강우가 진작부터 그녀의 본모습을 알고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강은영이 입을 열었다. “난 남편이 모르는 줄 알았어.” “그래.” 박강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는 이 화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강은영 또한 더 듣고 싶은 마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윤여정이 낙담했었던 표정으로 보아 아마 윤여정도 박강우하고는 철저히 끝이 났다는 걸 알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강설아하고 거의 비슷한 노회로를 가지고 있는 터라 나중에 또 어떻게 박강우한테 접근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박강우는 그녀를 무릎에 앉혔고 강은영은 발버둥을 쳤다.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이 남자는 이제 습관이 된 건가? 왜 자꾸 이렇게 앉히는 건데? 박강우가 물었다. “내가 보고 싶어서 찾아온 거야? 출근 안 해?” 그녀가 줄곧 옆에 있었으면 파리가 꼬이지 않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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