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강은영은 본가에서 이예란과 어르신을 한 시간이나 위로했다. 물론 온다던 박강우는 여섯 시가 되도록 오지 않았다.
그녀가 계속 시계만 쳐다보고 있자 이예란이 물었다.
“무슨 급한 일 있어?”
“강우 씨 퇴근할 시간이에요.”
“녀석.”
이예란은 곱지 않게 그녀를 흘기면서도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화가 덜 풀린 어르신이 손사래를 치며 이 여사를 말렸다.
“됐어. 애들끼리 사이가 좀 좋아졌는데 그만 보내줘.”
“감사해요, 할머니.”
강은영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예란은 그제야 손을 놓아주었다.
두 사람은 멀리 가는 강은영의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어머님 생신 지나면 제가 직접 그 집에 다녀와야겠어요.”
“네 말이 맞아. 친딸도 나 몰라라하는 집안인데 애 교육을 잘 시켰으면 얼마나 잘 시켰겠어?”
어르신은 생각할수록 배신감에 화가 치밀었다.
이예란도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르신처럼 배신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강설아 때문에 자신이 어릴 때부터 키워준 딸 같은 강은영을 멀리했던 것이 화가 났다.
두 사람은 어떻게 강은영에게 보상해 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강은영이 본가에서 나왔을 때, 박강우는 차 앞에 서서 나 집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그리 무거운 주제는 아닌 것 같았다.
강은영은 뾰로통한 얼굴로 그에게 달려갔다.
“여보,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아까 현관에서 놀라서 가슴 졸였던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다.
박강우는 자신에게 달려온 아내의 어깨를 꼭 껴안아 주었다.
나 집사는 아까의 강경한 태도는 전혀 없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박강우는 품에서 씩씩거리는 아내를 힐끗 보고는 나 집사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고맙기는요, 피곤하실 텐데 어서 들어가서 쉬세요. 작은 사모님이 많이 놀라셨을 거예요.”
박강우는 피식 웃고는 강은영을 안고 차에 올랐다.
운전은 진부성이 했다.
강은영은 차에 오르자마자 구석으로 가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박강우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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