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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장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강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노여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강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우 씨가 알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내가 왜 박성철에 대해서 묻는 것 같은데? 박성철을 사랑해서라고 생각해? 천만에! 네가 썼던 물건은 더러워서 마주치는 것조차 역겨워.” 강설아는 숨이 막혀왔다. 지금 박성철을 물건이라 칭한 건가? 게다가 더럽다는 단어까지 쓴 거지? 이 천한 년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날뛰고 있는 거지? 강은영이 박성철한테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면 박강우가 이 여자를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강설아는 강은영이 박성철을 못 잊어서 박성철에 대해 수소문하는 거라 확신했다! 그런데 곧이어 강은영이 하는 말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밖에서 자유를 누리고 싶어?” 강설아는 어리둥절해졌다. 자유라... 강은영의 입에서 나온 그 자유라는 말은 마치 고혹적인 미를 띤 듯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강은영의 웃음을 띤 눈빛과 마주치게 되자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강은영은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고 강설아는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난 강은영이 썩소를 지었다. “그럼 지금부터...” 10분이 지난 후. 탕비실 문이 다시 닫히고 나자 강설아는 온몸에 힘이 빠진 채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배시연과의 통화기록들을 깔끔하게 삭제해 버렸다. 이 모든 게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그녀는 미친 듯이 모든 기록들을 지우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두 대 때리고는 눈시울을 붉히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독설을 퍼부었다. “강은영!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절대로!” 응접실을 지나가던 강은영은 컴퓨터로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건이현한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진짜 안 갈 거야?” “대표님이 내린 지시예요. 저는 어디도 못 가요!” 강은영은 어이가 없었다. 여긴 작업실이고 직원들도 다 보는데서 누가 그녀를 납치하겠는가? 박강우가 자신을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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