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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장

그가 들어갔을 때 박강우의 손에는 담배가 끼어 있었고 연기가 감돌자 그의 음산한 분위기는 더욱 짙어져만 갔다. 박강우는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밀어 넣고 차갑게 말을 건넸다. “은영이가 강씨 가문으로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고 또 누구와 접촉을 했던 건지 샅샅이 조사해 봐.” 전에 진기웅하고 진부성한테 조사하라고 했을 때는 모든 것이 정상이었었다. 그저 강씨 가문으로 돌아간 이후로 사랑을 못 받았던 터라 늘 학교에서 합숙을 하며 지냈다고 했었다. 게다가 학교 시간에 맞춰 다니다 보니 별로 이상한 점도 없었다. 그러다 2년 전에 박성철의 일로 소란을 피우긴 했어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었는데 지금의 강은영은 모든 것이 이상하다! 그는 자신이 해외에 있던 기간 동안 강은영한테 무조건 무슨 일이 벌어졌을 거라 여기고 있었다. 컴퓨터를 다루는 숙련도도 그렇고 아무리 봐도 전문성이 너무 뛰어났다. 박강우는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제대로 조사해!” 박강우의 기운이 예사롭지가 않자 건이현의 긴장감도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네! 3일만 주세요.” 건이현이 나가고 서재의 창문을 열고 난 박강우는 꽃향기를 머금은 바람으로 몸에 밴 담배 냄새를 날려버렸다. 그의 눈 밑에는 날카로운 빛이 서렸다. 한참이 흘러 그는 서재에서 나왔고 맞은편 문에서는 마친 윤여정이 나오고 있었다. 실크 가운을 입고 있는 옷차림으로 보아 방금 샤워를 마친 듯했고 안에는 민소매 차림이었다. 박강우가 눈에 들어오자 그녀는 독특하고도 세련된 웃음을 보이며 마치 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무고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그를 불렀다. “강우야.”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몇 걸음 걸어가지도 못했는데 윤여정을 그를 불러세웠다. “강우야, 긴히 할 얘기가 있는데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박강우는 고개를 돌려 윤여정의 잠옷 치마를 힐끔했다. “무슨 얘기?” “동탑 프로젝트 말이야. 내가 직접 설계하고 싶거든. 귀국하고 나서 첫 설계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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