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장
허시연을 내보내고 난 박강우는 휴게실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걸어와 문을 열었고 강은영은 이불 속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엄숙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말투는 마치 누군가를 훈육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그가 들어오는 걸 보자 강은영은 서둘러 그쪽에 한마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일단 그렇게 해! 이만 끊을게.”
전화를 한쪽에 내팽개치고 난 그녀는 박강우한테 포옹을 청하고 있었다.
“남편.”
박강우가 다가와 안아주자 따뜻한 숨결을 느끼게 된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느낌이었다.
그는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며 물었다.
“누구랑 통화하는데 그렇게 진지한 거야?”
강은영이 답했다.
“병원에서 한 달 치 약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보름치 약이 필요한 건지 묻잖아. 그래서 내가 보름치 약만 달라고 했거든. 그런데 교수님이 적어도 한 달 치 약은 먹어야 된다고 했어.”
“의사 선생님한테 우리가 진료받는데 의사가 직접 환자한테 약을 잘 챙겨 먹으라는 당부도 하는 거야?”
“그럼! 얼마나 책임성이 강한데!”
엄숙하게 답하는 그녀의 말투에는 조금의 건성도 들어있지 않았다.
박강우는 다정한 미소를 보였으나 눈 밑에는 어두운 빛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전집사한테 약 가져다 달라고 할 테니까 다 마셔야 해.”
“알았어!”
강은영은 알겠다고 했다.
머리에 고인 핏자국이 장난도 아니고 박강우나 강은영 둘 다 병 치료에 진심이었다. 한참이 흘러 또 몇 마디 당부를 더 하고 난 박강우는 회의하러 떠나버렸다.
강은영은 많이 졸려 있었다.
그동안 박강우한테 시달리다 보니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하는 바람에 낮잠으로 부족했던 잠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박강우가 회의실로 도착하자 진기웅은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고 박강우가 늠름한 어조로 물었다.
“안에 있어?”
“네.”
진기웅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양진명은 오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희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박강우는 원래 오전에 그를 심문하러 올 예정이었는데 박경운의 전화로 불려 나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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