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장기간의 영양실조와 고문으로 인해 예전엔 혈색 좋던 차연희의 얼굴이 뼈만 남은 듯 초췌해졌다.
박경희가 그녀의 뺨을 단 한 번 세게 내리쳤을 뿐인데 차연희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박경희는 그걸로도 성이 차지 않았다.
자신의 아들이 저 여자 때문에 이런 꼴이 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차연희의 옷깃을 잡아챈 뒤 다시 몇 차례 세게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만약 교도관들이 달려와 박경희를 붙잡지 않았다면 아마 오늘 차연희는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교도관들에게 두 팔이 꽉 붙잡힌 채로도 조연우를 향해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
“이년아! 왜 교통사고 난 사람이 네가 아니야.”
“왜 식물인간이 된 사람이 네가 아니라 우리 아들이냐고!”
박경희의 모진 말들을 듣던 차연희는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 한태훈이 그녀를 사랑하던 시절엔 박경희도 그녀를 친딸처럼 아꼈다.
입버릇처럼 ‘우리 연희’라고 부르며 온갖 호의를 베풀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태훈이 그녀를 미워하자 박경희 역시 그녀를 쓰레기 취급하며 ‘이년’이라 부르고 있었다.
얼마나 웃긴 일인가.
한참을 퍼붓던 욕설이 지쳐서야 잦아들었고 박경희가 옆에서 준비한 차를 마시며 숨을 고르는 동안 임연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내가 천하의 더러운 년이라고?”
“그럼 당신 아들은?”
박경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당신 아들은 날 사랑한다면서 서하린한테서 전화만 오면 바로 날 내팽개치고 서하린에게 달려가던 남자야.”
“한쪽에선 서하린이랑 질척거리면서도 나한테는 사랑을 속삭이던 남자라고.”
“그렇게 자기 욕심만 챙기는 놈이야말로 진짜 더러운 거 아닌가?”
차연희의 목소리가 점점 격해졌다.
“다 자기 잘못이면서 늘 여자 탓만 하는 그런 놈이야말로 죽어 마땅한 거 아니냐고!”
“차라리 잘됐네. 사고 나서 식물인간이 됐다며? 아주 안 깨어났으면 좋겠어.”
미친 듯이 웃어대던 차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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